우리 동네 헌책방
저녁이 지나고 따분해지기 시작할 쯤이면
집 가까이 있는 헌책방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오후 늦게 문을 여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집에서 가까우니 저녁시간이라도
다녀와야 한다는 부담이 없습니다.
2층에 있어 삐그덕 소리 나는
나무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라야 하는 일이
설레는 만남을 유예하는 것만큼이나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천장에 매달린,
쏟아질 것 같은 책비에 눈 한 번 휘둥그레 뜨고
책비가 인도하는 환상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가 되어
헌책방 서가 곳곳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낯선 듯 친숙한 손때 묻은 책장을 넘겨보기도 합니다.
주인장이 틀어놓은
현실감 없는 음악을 들으며
나만의 오롯한 세계를
홀로 곱씹는, 아득함의 시간이 종소리로 가득합니다.
뎅그렁, 뎅그렁, 뎅그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