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스르륵
문이 열렸던 거예요.
이제 본 그대인데
마음의 맨얼굴을 창피한 줄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다 내보이고 만 거예요.
운명의 인연을 만난 것처럼
익히 알아왔던 친구인 양
내 안에 숨어있던 마음이,
억눌려 있던 사랑이
그날에 그렇게
불쑥 튀어나와버리고 만 거예요.
이상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도 않았던 거예요.
오래된 마음과 마음이
만난 것처럼 설레는 거예요.
영혼이 조우한 것처럼
아득한 가까움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