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와인인가 전통주인가?
양촌와이너리는 포도로 술을 만들지 않는다.
와이너리의 재료는 이 지역의 특산물인 양촌의 감. 논산의 딸기. 이다.
와이너리를 이어받으면서 첫 해에는 이 질문이 계속 맴돌았다.
지금까지 얻은 결론은 나의 술은 로컬푸드. 지역특산품이다.
멋대가리 없는 단어지만 그 속에 의미가 있다.
지역특산물 = 떼루아
와인소믈리에들이 와인에 대해 조금 깊게 설명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당연 떼루와다.
여기에 사용된 포도 품종은 어떤 건데 이 품종은 이런저런 환경에서 잘 자라고 어느지역의 어떤 토양형질. 날씨는 어떻고. 고도는 어떻고 등등
어느 지역에서 특산물이라는 것은 그 농산물이 많이 재배되고 맛이 좋아 유명하다는 뜻이다.
농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토양. 기온. 고도 등등 재배환경이 잘 맞는 지역이라는 소위 와인에서 말하는 최적의 떼루아다.
그래서 나는 지역특산물로 술을 빚는 것은 와인 소믈리에들이 강조하고 강조하는 떼루아와 결이 맞다고 본다.
전통이란 조선시대의 것 같은게 아니다.
사전적으로 의미로 보면,
전통은 특정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계통을 이루며 전하여 내려오는 사상, 관습, 행동 양식, 그리고 그 핵심을 이루는 정신을 의미한다.
나는 '특정 집단이나 공동체' 라는 의미가 지역특산물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본다.
더군다나 지역특산물 중 몇몇은 아주 오래전 부터 이어져오는 경우가 많다.
양촌의 감 역시 그러하다.
나의 와이너리에서 '감'은 정말 귀하고 소중하고 뜻깊은 재료이다. 꼬박 한시간을 쉬지 않고 감에 대한 얘기만 할 수있을 정도이다. 그건 다음 기회에 풀어보겠다.
아쉽게도 요즘 시대에 감은 별로 인기가 없다. 특히나 요즘은 차례나 제사도 거의 지내지 않으니 곶감을 찾는 사람도 줄어든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작곡가인 구스타프 말러는 고전클래식과 모던의 중간 교두보라 불리는 사람인데 대략 이런 말을 했다.
"전통은 다 타버린 재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불꽃을 지키는 것이다."
곶감이 아니면 어떤가. 우리는 감을 가지고 소위 요즘 사람들이 먹는 와인을 빚는다. 그것도 전통과 떼루아가 있는 양촌감으로.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