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현의 여덟 단어 볼 "견"
박웅현의 여덟 단어라는 책을 아는가?
유명한 책이다.
이 책은 인생에 있어서 생각해 볼 여덟 가지 단어를 제시한다.
견이라는 단어는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애정을 가지고 찬찬히 들여다 보라는 말이다.
그 챕터에는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가 나온다.
이 시를 읽은 사람은 알 것이다.
수많은 간장게장 러버들에게 얼마나 몹쓸 짓을 했는지..
시 원문은 굳이 여기에 쓰지 않겠다.
혹시 안 보신 분들은 지금 말고 약간 지친 어느 저녁에
슬며시 안도현의 간장게장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이로써 나는 한 마리의 꽃게를 살리게 된다.)
나는 무방비 상태에서 그 시를 읽었다가
정말 거의 이십 분을 꺼이꺼이 울었다.
울고 나니 된 통 당한 것 같이 분해서.
남들도 당해보라고 카톡 프로필에 그 시를 올렸었다.
얼마뒤 장인어른에게 생뚱맞은 전화가 왔었다.
'서서방 잘 지내지?'
ㅎㅎㅎㅎㅎ (하필 장인어른이 걸려드실줄은..)
맛있는 간장게장을 그런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것에서 나는 안도현 시인에게 경외감을 느낀다.
비단 시인뿐만일까
그러니 견을 훈련하는 것은
인생에 재미를 주는 즐거움부터
하고 있는 일의 성취까지 이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마법의 단어라고 생각한다.
도시에서는 너무 많을 걸 본다.
도시뿐 아니라 SNS에서는 볼 게 쏟아져 나온다.
미리 최적의 설계된 메세지. 이미지. 동영상.등이
이미 셋팅 되어서 내 눈에 들어온다.
여행지를 소개하면
기가 막히는 자연풍경 (매우 잘 찍은 연출된. 아니면 내가 가면 볼 수 없는 드론촬영이미지)
잘 정돈된 정원과 맛있는 빵과 커피.
당최 어딜 가도 잘 꾸며진 정원 같은 곳을 거닐다 유명하다는 카페에 바글바글한 사람사이에서
빵과 커피를 먹고 비싸다고 속으로 생각한 뒤
맛집이라고 가서 먹고선 속았네.
하는 이 패턴을
나뿐만 아니라 대다수들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논산에 계백장군 묘를 들렀었다.
당연히 볼 게없다!!! ㅎㅎ
이 묘는 가묘다. 제대로 만들어진 묘가 아니고
당시 백제 유민들이 시신을 거둬 가매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 다는 뜻이다. (이곳 옛 이름이 가장골이라고 한다.)
5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신라의 5만 대군과 처절히 싸우다 전멸한 백제의 장군.
백제 유민들이 나라를 잃은 마음으로 계백장군의 시신을 묻어 묘를 만들었을 때는 얼마나 가슴 절절했을까?
그러고 보니 언덕 너머 탑정호의 노을이
아름답지 않고 핏빛으로 처절해 보였다.
(논산은 노을이 아름다운 산. 옛 이름이 놀뫼 다.)
술을 만들고 있으니 독한 감소주를 계백이라고 이름 붙여 이 묘에 부을까? 상상도 해본다.
그렇다.
나는 MBTI에서 N이 한 80프로쯤 나온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