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튼에는 소호(Soho)라는 예술과 쇼핑으로 유명한 트렌디한 거리가 있다. 각종 브랜드 가게들부터 보석, 오리지널 미술품까지 파는 거리다. 그래서 쇼핑을 하는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찾는 거리이다. 고급 명품 브랜드와 고급 레스토랑도 많아서 부유층들도 이 거리에서 많이들 쇼핑을 즐긴다.
한국과 차이가 있는 것은 보통 한국 매장은 아무리 가게 문을 빨리 닫아도 9~10시쯤 문을 닫는데, 이곳 뉴욕에서는 대부분 가게들이 7~8시 쯤이면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Starbucks)도 오후 08시 30분에 가게 문을 닫는 것을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그것도 뉴욕의 쇼핑의 중심지에서!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들의 일과 개인의 삶 중에서 개인의 삶을 더 중요시 여기는 미국의 문화가 이해가 되는 모습이다. 한국에 있으면서 많은 미국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면서 그들과 한국 간의 문화가 많이 다름을 느끼곤 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일이나 커리어보다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고 당연한 것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때문에 그들에게 한국의 회식 문화 등은 이해가 안 된다고 몇 명의 미국인 친구들이 내게 말을 했었다. 한국의 명동이나 강남 같은 거리에서 7~8시는 가장 바쁘고 핫한 시간대이지만, 여기 뉴욕에서는 가장 한가한 시간대이자 대다수의 가게들이 퇴근을 준비하는 시간대였다. 말로만 듣던 그러한 문화 차이를 이곳에 와서 직접 경함하게 되니 확연히 이해가 더 잘되었다.
소호 거리를 거닐면서 느낀 또 다른 점은 패션이다. 소호거리는 쇼핑으로도 유명하지만 예술과 패션의 거리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평균적으로 봤을 때 한국인들이 좀 더 뉴요커들보다 옷을 잘 입는 것 같았다. 그러나 차이점은 한국인들은 옷을 잘 입지만 비슷한 틀에서 옷을 잘 입는다. 한마디로 무엇인가 유행이 터지면 모두 다 그 유행을 따라가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미국 뉴욕에서는 전부 다 평균적으로는 옷을 잘 입는다는 느낌이 없지만 정말로 다양한 개성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흰 머리의 할아버지는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핑크색이었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서 아무도 그 분을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주목을 하지 않았다. 내 생각에는 한국은 비교적 좁은 땅에서 높은 인구밀도(서울 : 1만 6700명/1km2), 단일민족이라는 특성과 환경 때문에 사람들과 늘 부대끼고 가깝게 타인의 시선에 민감할 수 밖에 없지만, 미국은 넓은 땅(뉴욕 : 2050명/1km2)과 다양한 민족과 문화 등이 섞여 있기 때문에 그러한 차이를 만든 것 같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평균적으로는 서울 사람들이 뉴요커보다 좀 더 트렌디 하지만, 그러한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은 뉴욕이었다.
이렇게 뉴욕 소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서울에서의 경험과 비교를 통해서 문화와 지리적인 차이가 얼마나 많은 차이를 만드는지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것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