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시공간

겨울에 떠난 1박 2일의 군산 여행을 사진에 담다

by 양성필

우리나라의 많은 1박 2일 코스의 추천 여행지 중에 한 곳만 꼽으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군산을 권하고 싶다. 군산은 일제 강점기의 아픔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숨 쉬고 있는,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시공간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천천히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어서 참 좋다.



구글에서 군산 지도를 프린트해 필자가 손글씨로 직접 전체적인 동선, 가볼 곳, 맛집 표기

[ 필자가 선택한 1박 2일의 동선 ]

- (1일) 아침 9시에 서울에서 출발 → 고속도로를 여러 번 갈아타고 군산 도착 → <경암동 철길마을> → <복성루>에서 점심식사 → <영국빵집> → <동국사> → <근대 역사거리> → <이성당> → <초원사진관> → <신흥동 일본식 가옥> → 숙소 이동 & 휴식 → <새만금 방조제> 드라이브 & 일몰 감상 → <군산횟집>에서 저녁식사


- (2일) <부잔교> → <근대건축관> → <근대미술관> → <근대역사박물관> → <군산세관> → <미즈 커피>에서 차 한잔 → 서울로 출발



♠ 경암동 철길마을

- 연탄불에 옛 추억을 되살리며 쫀득이를 굽거나, 뽑기를 해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교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아파트 단지가 떡하니 앞에 있어서 옛날 기차가 다니던 철길마을이란 느낌이 그다지 많이 들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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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옛 추억을 떠올리며 득템한 것들. 내 사랑 숏다리와 별 뽀빠이ㅎㅎㅎ.



♠ 복성루

- 사실 군산에는 <복성루>를 비롯해, <지린성> <빈해원> <영화원> <쌍용반점> 등등 나름 이름난 중국음식점이 즐비하다. 필자는 여행 동선상 <복성루>를 선택하고, 11시 40분쯤 도착해서 70분 정도 줄을 섰다. <복성루>를 가는 도중에 근처에 위치한 <지린성>도 줄을 길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능하면 붐비는 시간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평일보다 줄 서는 사람도 많고, 그러다 보니 볶음밥이 다 팔리고 없어서 대표 메뉴인 짬뽕과 짜장면만 겨우 먹어 볼 수 있었다. 짬뽕은 해물이 가득 찬 큰 그릇이지만, 생각보다 면이 많지 않아 면사리를 추가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필자도 면사리 추가. 추운 날 밖에서 1시간 넘게 줄 서 있다가 먹으니 '시장이 반찬'이라 엄청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솔직히 1시간 넘게 줄을 서면서까지 먹을 맛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 영국빵집

- 가게 규모가 큰 빵집은 아니고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빵집 분위기다. 야채빵과 단팥빵을 사서 먹어봤는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30년 넘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빵집이 괜한 말은 아니다. 복성루 점심 후에 입가심으로 빵 하나 정도 먹어보면 좋을 듯.



♠ 동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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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사> 주차장 앞 안내판은 친절하게도 '근대역사문화체험'이란 타이틀로 거리별, 소요시간별로 1, 2, 3 코스를 정리해서 군산 시내 여행을 안내해주고 있다. 여행자의 시간적 여유에 맞춰서 코스를 선택하고 그대로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 일본식 사찰 <동국사>. 1913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승려 우치다(內田)에 의해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으며, 광복 이후 김남곡 스님이 '동국사'로 사찰 이름을 변경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한국의 사찰에 비해 처마 장식, 벽화 등이 없이 뭔가 심플하면서도 수수한 느낌마저 든다.



♠ 이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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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당>은 1920년대에 일본인이 '이즈모야'라는 화과자점으로 문을 열어 영업해오다 1945년 광복 이후 한국인이 현재 상호명으로 변경했다.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명절 당일을 제외하곤 거의 휴일 없이 영업을 하며 주말엔 아침 8시부터 줄을 선다고 한다. 야채빵 등 인기상품은 1인당 구매 한도가 제한되어 있다. 구관에 이어 신관까지 규모도 크고 빵 종류도 많다. 신관 2층에는 커피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까지 생겼다.



♠ 군산을 배경으로 찍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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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역사거리 골목길을 걷다 보면 길거리 벽보처럼 군산에서 찍은 영화들이 소개되어 있다. 왼쪽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타짜, 화려한 휴가, 장군의 아들, 변호인, 말죽거리 잔혹사, 최종병기 활, 변호인. 군산에서 이렇게 많은 영화를 찍은 줄 미처 몰랐다. 특히 말죽거리 잔혹사가 왜 여기서 나와?



♠ 초원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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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 사진관>은 필자가 참으로 좋아하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지다. 심은하의 깜찍한(?) 외모와 연기가 기억에 새록새록하다. 한석규가 부른 영화 주제가도 귓가에 아른아른하다. "이젠 너를 남겨두고 나 떠나야 해 사랑도 그리움도 잊은 채로 고운 너의 모습만 가져가고 싶지만..." 사진관 바로 옆에는 영화 제목과 같은 카페가 있다. 시간이 빠듯하고 배도 불러서 다음에 들르기로 했다.



♠ 신흥동 일본식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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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타짜>와 <장군의 아들> 촬영지다. 일본인 '히라쓰'씨가 살았다고 한다.



♠ 새만금 방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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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북도 군산시와 고군산군도, 부안군을 연결하는 방조제로 길이가 33.9km.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 1991년 착공해서 2010년 준공. 차로 달려보니 길이가 실로 어마어마하다. 서해 바다와 일몰이 자아내는 풍광이 끝내준다.



♠ 군산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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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내항 인근에 위치한 <군산횟집>. 엄청난 감동까진 아니어도 나름 괜찮다. 종업원들이 정말 친절하시다. 매운탕이 정말 맛있었다.



♠ 군산 내항에서 바라본 바다 & 부잔교_밤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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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잔교는 육안(陸岸)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고 폰툰(pontoon)이라고 부르는 상자형 배를 띄워 이것과 육지 사이를 도교로 연결한 접안시설이다. 그날 밤 군산 항구와 바다엔 진눈깨비가 날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시릴 듯이 맑고 상쾌했다.



♠ 군산 근대건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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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조선은행' 건물. 개보수를 하면서도 옛 건물의 일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 군산 근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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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18 은행' 건물.



♠ 근대역사박물관 & 군산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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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세관은 일제강점기 시절 쌀 수탈의 중심지다.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감시탑까지 있다.



♠ 미즈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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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다다미방에서의 차 한잔에 추위와 피로를 녹인다.



♠ 군산은 한국 근대사의 아픔과 역사적 유산을 간직한, 전통과 추억이 배어있는 도시다. 삶이 나를 속이거나 피곤하게 할 때 큰 준비 없이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여행지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어릴 적 추억으로의 소환,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아기자기한 건축미를 보여주는 건물들, 추억의 영화를 반추하게 만드는 거리와 건축물, 도시민들의 넉넉한 인심, 그리고 입에 잘 맞는 음식들과 함께해서 좋았다. 군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상관없이 언제 찾아도 좋을 여행지라 말하고 싶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포스터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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