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수업일지

특별연재#1. 수업의 시작

by Yanggang

초등학생 저학년 때였다.
우리 반에는 가끔 ‘특별반’에 가는 친구가 있었는데
누구와도 잘 놀고 잘 챙기는 성격 때문이었는지
선생님은 나에게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줄 것을 권유했다.

같은 나이면 당연히 친구라 생각하며 좋아했고
‘특별반’이 궁금했던 호기심 많은 나는
당연한 것을 권유하는 선생님이 의아하면서도
그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나는 그 친구를 통해 특별반에 초대되어
가끔 정규 수업을 빠지고

다양한 캠프나 활동을 함께 진행했다.

그 추억이 너무 즐겁고 정말 ‘특별’했다.
친구와 좋은 추억을 쌓으며,

장애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였고
친해지고 싶었던 친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자,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해 궁금증이 커져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낸 결론은 단순했다.
아직, 장애가 되지 않은 비장애인이 많을 뿐.
누구든, 언제든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과
장애라는 것은 사회가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장애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존재하고 있었다.
다른 나라, 다른 사회에서는
장애를 바라보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호주와 같은 사회에서는
장애가 있어도 일상생활에 큰 제약이 없다고 한다.
어디는 원한다면 갈 수 있으며
생활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휠체어를 타는 사람에게 계단뿐인 학교는 장애가 되고
느리게 배우는 아이에게는

같은 속도로 돌아가는 수업이 벽이 된다.

이렇게, 불평등한 사회가
장애를 만들고 있었다.

그 사실은 친척 중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장애가 생긴 사촌오빠의 존재를 알게 되며

현실로 다가왔다.

가족이기에, 부모님은 항상 친척오빠를 걱정했고
그렇게 한국 사회에서는 장애가 다양한 문제와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장애에게 당연한 외출부터가 너무 어려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살아가는 장애인들.

내 친구가, 사촌오빠가, 그리고 언젠가의 내가
장애를 가지지 않는 사회를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내가 직접 세상을 바꿀 수는 없었지만,
사회적으로 장애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한마음이 되어 목소리 높였고 끝없는 싸움을 응원했다.

그러다 좋은 기회로, 나는
장애인들에게 운동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었다.

가끔은, 아니 자주 넘어지고,
닿는 것을 싫어하고
애꿎은 날씨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수업이 중단되기도 하고
눈 마주치기는커녕,

몸을 돌려 나를 쳐다보지도 않을 때가 많지만
하루 이틀,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
손과 손이 맞닿고 눈을 마주 보고
하루면 되는 동작이 1년이 걸려도
결국 해내고 마는 수업.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보이지 않게 살아가는 많은 장애인들이 있다.
그들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직접 보고 느끼며 경험했던 이야기들.
나의 목소리가 세상에 닿기를 바라며
이렇게 연재를 시작한다.

그렇게, 미미하지만 작은 승리가 되기를.

올해로 5년 차가 되는,
이것은
나의 특별한 수업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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