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에서의 피크닉

평범한 하루의 특별한 소풍

by Yanggang

내일 당장 죽는다고 하면,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낼 것 인가.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평소처럼 일하고, 운동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평범한 일상과 루틴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는

일상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설렘이 되고, 가끔은 스트레스가 되었다.


하지만, 요즘같이 봄내음이 가득한

따뜻한 날씨가 찾아오면

반복적인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며

소풍이나 여행을 가고 싶은 충동이 일곤 한다.


그럴 때 좋아했던 그 사람에게 연락을 해보면

자연스럽게 드라이브를 떠나게 되었다.


보통 근교로 놀러 갔는데,

그는 항상 자신이 좋아하는 길 이라며

천변을 따라 이어지는 한적한 길로 차를 돌렸다.

창밖으로는 윤슬이 반짝거리고 갈대가 천천히 흔들렸다.


그를 좋아하는 마음이 컸던 만큼,

더욱 멋지고 좋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길 원했지만

평범한 갓길에 차를 세워 그가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거나

천변에서 흔들거리는 갈대를 바라보고 있자면

그가 왜 이곳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 나 또한, 직업상 운전을 많이 하게 되며

평소에는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들을 다니다 보니

아지트 발견하듯 좋아하는 길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처럼 봄내음이 가득한 날이면

일부러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또띠아 같은 도시락을 준비해 와

평소 눈여겨 두었던 마음에 드는 장소에 자리를 잡고

풍경을 여유롭게 바라보며 소풍온 사람처럼 도시락을 먹기도 하고

운전석 의자를 최대한 뒤로 제쳐두고

좋아하는 책을 보거나 노래를 들으며

여유롭게 살랑이는 봄바람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그가 왜 그 길을 좋아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그 평범한 길이 주는 의미를.

똑같은 하루, 똑같은 일상. 똑같은 점심일 뿐이지만,

일상 속에서 봄꽃을 보며 도시락을 먹을 때의 그 마음

그런 특별한 곳을 같이 오고 싶은 사람.

그 특별하고 소중한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더 이상 그 사람과, 그 길을 함께 갈 순 없지만,

드라이브하던 날 그가 내게 준 마음만은 기억하고 있다.

나 또한, 언젠가 나만의 길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겠지.


그 사람을 응원하며, 오늘도 나는 그 길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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