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없애려 하기보다, 품고 움직이는 법
나는 물 공포증이 있다.
물속에 머리를 넣는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조여 온다.
차갑고 무거운 물이 나를 덮치는 그 느낌이 싫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빨리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만 남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몇 분이 지나면 그 감각이 조금씩 옅어진다.
익숙해져서인지,
아니면 호흡과 팔, 다리를 움직이는 데 온 신경이 쏠려서인지 모르겠다.
분명 처음의 나와, 조금 뒤의 나는 같은 사람인데
느끼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
늘 처음은 두렵다.
하지만 두렵다고 멈추면,
그 두려움은 내 자리에 그대로 머문다.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진다.
수영뿐만이 아니다.
처음 시도하는 일, 처음 서보는 자리, 처음 만나보는 사람…
모든 ‘처음’은 나를 긴장시키고, 때로는 겁먹게 만든다.
하지만 피하지 않고 계속해보면,
어느 순간 그 두려움은 힘을 잃는다.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올까?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두려움을 넘는 순간마다
나는 조금씩 단단해진다는 거다.
그 단단함이 쌓이면
다음 두려움 앞에서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다.
두려움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그 두려움을 품고 움직이는 법을 배우는 게
어쩌면 더 현명한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