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가 있습니다
비워지지 않아 매일 퍼 나르면서 배곯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갖고 있지 않던 때엔 천 원을 말아 씹어 삼키며 참아냈는데
하나 둬 보니 생각보다는 괜찮아 오래 두었습니다
사실 매일 퍼 나르는 수위보다
박스의 수위가 숨이 차게 올라 한 번도 살살 다뤄본 적이 없네요
어제와 오늘 그 어딘가에서 마지막 달걀을 잉태하고
천 원보다 못한 값으로 사라집니다
고마웠지만 장례를 치를 만큼 깊은 사람은 못돼서
폐지를 주우러 나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