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희수 Oct 07. 2021

시를 위한 시

둘러친 성벽 용과 늑대가 학살당하는 기사의 창이 외면한 성 한가운데 시가 있어 주민들은 시와 손을 맞잡고 춤을 춘다 밤새 타오르는 장작 터지는 폭죽 술과 키스 바닥에 눌려 잠든 수염이 콧바람에 흔들려도 성벽은 무너질리 없다 시는 그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축복을 주고 권태를 달래준다 늑대와 용의 피가 강이 되어도 성 바깥의 식물은 마르고 비가 내리지 않아 땅속에 숨는다 성은 넓어서 세상의 문을 닫고 투석기로 놀다 던져진 일부만 바깥을 딛게 된다 바깥은 안이어서 외부의 침략이 두렵다 던져진 바깥의 것 움직임은 빛처럼 두렵기라도 한 듯 재빨리 안전한 습지로 용의 마른 뼈 뒤로 늑대의 더미들 속으로 숨는다 그것도 시였던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바깥의 편지가 그렇게 말했다 안의 시와 바깥의 시 바깥의 시와 안의 시 시와 시 시들 시 넉살 좋은 시와 태어난 적 없는 시 

작가의 이전글 백엽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