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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by 양희수

일생 한 번에 우연으로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 한 번으로 행복하다고 말할까

바짝 말린 뇌를 통통하게 불어버리게 하는

다리와 미소

발가벗어 털 없는 짐승의 몸으로

렌즈와 빛 없이 환상이 사라진 말 그대로 피사체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가드레일의 반복된 등장

구역질을 일으키는 차 냄새와 담배 연기

유방의 젖 물을 다 짜버리면 끝이 축 쳐진 오이가 될 텐데

그 보다 긴 눈을 들이대며 가려진 곳을 탐구한다

매번 새롭게 추가되는 후보들을 보면서

어린 언약을 들이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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