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감정에 대해서

by 양희수

노래는 섬세하지 못해서

그림은 명확하지 못해서

글은 세련되지 못해서

춤은 아름답지 못해서

건축은 사람 밖에 담지 못해서


나의 버려진 감정은 시로 흘러 와서 연못이 되었네

칼바람에 찢긴 살점이 녹색으로 익어가면서

고유한 향을 풍기는데 그마저 어디론가 흩어져버리네

내가 있던 좌표마다 찍힌 꽃봉오리

거기에서 새로운 탄생을 보는 동시에 건조해지는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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