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에 빠져있었다. 이승윤이란 가수는 처음엔 '중간자'로써 어정쩡한 상태임을 말했지만 본인의 색깔을 이미 진하게 칠한 모습을 지난 경연에서 보여주었다. 본인의 곡으로 경연을 하지 않지만 본인의 곡인 노래들이 나왔다. 어쩌면 각 경연곡마다 이젠 이승윤의 치티치티뱅뱅, 이승윤의 소우주가 더 검색되고 들려지는 상황들이 된다.
난 처음부터 빠졌었다. 유튜브로 30호의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를 들으면서 눈물이 나왔다. 처음에는 PK로써의 동질감을 느껴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며칠을 이승윤 노래를 듣고 난 후 든 생각은 내가 흘린 눈물은 PK로써의 동질감이 아니라 내 젊음에 대한 위로와 동질감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소우주, 치티치티뱅뱅, 게인주의에서 묻어나는 시대와 세대에 대한 생각은 그의 음악 전체 색깔을 띠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있는 모든 그의 음악들은 사랑타령보다 그런 고민이 가득한 음악들이고, 내가 서태지와 아이들을 제대로 접하기 시작했을 때 음악의 모습과 닿아있었고 유희열 가수가 언급한 서태지와 아이들, 장기하와 연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이 '너 뭐야?'라고 하는 질문은 지금까지 안 보아왔던 '장르'라기보다는 이미 완성체의 가수가 갑자기 등장했기 때문이다. 적당히 노래를 잘하는, 특성 있는 음색을 가지고 있는 가수가 아니라 갑자기 시대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철학하는 음악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신해철 가수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너 뭐야?'라는 질문은 '너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너의 이야기가 가득한 사람이구나. 너의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하다'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우주의 충격파가 이전과 다른 것을 두고 시청자의 의견이 분분했다. 나는 그 이유를 BTS가 비슷한 고민들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BTS는 철학을 가진 음악 가사들을 가지고 있다. 그들 개개인의 삶과 태도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철학이 진짜인지 쉽게 말할 수 없지만 분명 가사에 그 의도들이 다분하고 그 결은 이승윤의 본질과도 닿아있는 것 같다. 비슷한 색의 음악이라 큰 충격파를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시청자의 댓글처럼 우리는 이미 이승윤의 기대치가 높아서 감동의 크기가 이전보다 작게 느껴질 수는 있을 것 같다.
찾아본 이승윤의 음악은 이야기 가득한 한 보따리였다. 하는 얘기 하나하나가 너무 즐거웠고 특히 우주와 관련된 이야기라 더 반가웠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각 앨범마다 더 유명해진 건 끊임없이 더 진한 본인의 색깔의 음악을, 저항의 음악을 던져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승윤도,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음악들이 사람들에게 보일 때 쓰나미 하나하나 밀려오듯이 사람들을 매혹시킬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