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운동

by 양군의 북스택

홍콩의 민주화 시위의 불길이 거세다. 지난 겨울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중국국보법의 등장으로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홍콩의 조슈아웡을 필두로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경찰과 대치를 벌이고 있다. 70년대 한국처럼 어디서 사람이 죽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1997년 영국의 홍콩 반환은 제국주의와 식민지배를 끝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 시대에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진 않았다. 그 시대에 뉴스를 회상해보면 (내가 겨우 중학생 때였지만) 공산주의 국가로 돌아가는 홍콩인들의 걱정이 주변에 비쳐지던 것이 생각난다. 그래도 그나마 큰 걱정이 아니었던 건 홍콩의 경제/사회적인 규모가 중국과 비교해서도 대등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영국의 식민지로써 그래도 나름 수세대에 걸쳐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교육받은 홍콩 시민이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홍콩의 민주주의는 피로 얻어진 민주주의가 아닌 그저 주어진 민주주의일 뿐이라 공산주의로 귀속되고 물들어가는 모습 속에서도 침묵하고 받아들였다.

조슈아웡은 2012년부터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겨우 14살의 조슈아웡의 당당한 태도는 보는 성인이 담담해지게 만든다. 최루탄에서 싸우던 우리시대 민주열사를 보는 느낌마저 난다. 그가 시작한 '학림사조 Scolarism' 운동은 도로 점령 시위 등 다양한 형태로 홍콩 전체를 흔들어놓았다. 2018년 이후 폭력시위양상과 함께 수그러들던 운동은 2019년 말 구의원 선거에서 평등/보편선거가 아닌 상태에서도 압승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에 다다랐다. 홍콩의 운동권 인사들은 폭력 시위가 전체 운동에 어떠한 영향으로 다가올지 깨닫고, 제도정치권으로 들어오며 성공적으로 사회를 변혁하기 위한 방법을 택했다.

구의원은 국민들이 선거로 선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선거라고 한다. 그리고 공산당측 인사와 민주당 인사의 선거당선 표수가 차이가 있는 불평등 선거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낸 홍콩 시민들이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홍콩에서 한국의 광주를 떠올리며 투쟁하는 이야기가 간간히 한국 언론에 소개 된다. 전세계의 지원을 받아야하는 홍콩의 상황 상 조슈아웡을 비롯한 홍콩의 운동권 지도자들의 전략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껴서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있다. 영국은 홍콩인들에게 영주권까지 이야기하며 조직적인 지원을 외치고 있지만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중국의 눈치를 본다. 학교에서 싸움을 잘하는 두번째로 잘하는 친구가 친구 한명을 괴롭힐 때 가장 싸움을 잘하는 친구가 한마디 했을 때 분위기가 싸해지는 상태라고나 할까? 눈치 잘 보고 요리조리 샥샥 잘 해서 지금껏 살아온 한국으로선 조용히 있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조용히 있다가 흘러가는 분위기 봐서 씨익 웃어주면 썩 괜찮은 액션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과거의 한국이 아니지 않을까? 어깨 작았던 한국이 아니라 그래도 200명의 학생 중에 열 한번째로 체구도 좋고 몸에 주변 친구들이 많은, 촛불혁명과 민주화 운동 등으로부터 다른 나라들이 우러러보는 입장에 있지 않을까? 그래도 한국이 도의적 이야기를 하면 세계가 한번쯤 귀를 움직여주는 상태 아닐까? 우리가 경제적으로 초강대국은 아닐지라도 함부로 우리를 향해서 중국이 주먹을 휘두르지는 못할 것이다. 이럴 때 서희의 줄타기 외교처럼 적절한 선에서 홍콩 운동권에 지원사격을 하면 어떨까. 우리 한국이 걸어온 길을 보고,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우리 수많은 정치인들이 자랑스럽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인'일 뿐 아니라 세계적 지도자로서 한마디를 해야하지 않을까.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쨉을 좀 맞더라도...

우리의 국가보안법도 해결못한 상황에서 홍콩의 국가보안법을 이야기하는게 우리 정치권에 주는 부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 부담을 안고 한 마디를 해야하는 상황이 아닐까. 우리는 더이상 어느 똘마니 한명이 아니라 민주화에서 큰형님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정치권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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