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초대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을까?
문득 궁금했다
여태 꽤 많은 책을 읽었다 자부했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책의 숫자는 많지 않다
매일 먹고 아무렇지 않게 배출한 음식처럼
그들을 맞이하고 보내는 데 무성의했다
소화는 잘 됐는지
제대로 삭히긴 했는지
아마 그랬다면 기억은 못해도
내 몸 어딘가에 크고 작은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
내게 책은 음식이자 추억이다.
날 살찌우고 빛나게 하는 그들을
더 소중히 끌어안고 사랑하고 싶어
소소한 공간을 연다
내게 빛이 되고 살이 되었던 많은 책들이
이 곳을 방문한 그대의 빛이 되고 살이 되고
그렇게 함께 한 추억으로 남기를 소망합니다.
2017.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