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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가이드 Mar 04. 2020

추억 또는 기억의 공간, 원도심

추억 또는 기억의 공간, 원도심

[원도심] 도시가 형성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최초로 도심지 역할을 한 지역.


원도심은 그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원도심에서 중요한 건 기억이다.


제주도(또는 제주시)의 원도심은 제주성 안쪽을 말한다. 조선시대부터 발달된 성안 마을이 제주도의 중심 역할을 했고, 근현대 제주역사의 중심지였다.  지금은 신도시가 많이 생기면서 중심의 역할을 빼앗겼지만.



-나와 같거나 나보다 연배가 많은- 누구에게나 행복했던 또는 불행했던 기억의 장소가 있다. 그리고 그 장소는 바로 원도심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시절 우리의 모든 행동반경은 원도심 안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처음 극장에서 우뢰매를 본 일도, 버스를 처음 타 보고 멀미 하다 내렸던 곳도, 엄마 따라 옷가게를 따라 다니면서 지겹다고 투정을 부리다 경양식 돈가스 한 입에 기분이 풀린 곳도, 휴대폰도 없던 시절 약속 장소가 엇갈려 하염없이 친구를 기다린 곳도, 학창 시절 두근거리며 소개팅에 나갔다 보기 좋게 차였던 커피숍이 있던 곳도, 친구와 함께 바다가 보이는 농구 코트에서 농구하며 밤을 새운 곳도 모두 원도심이었다.



지금의 원도심은 여전히 역사, 문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개성 있는 가게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이곳은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지내온 것 같다. 새로운 시도도, 새로운 공간도 만들어 냈지만, 나한테는 내 기억이 묻어있는 공간이어야 더욱 반갑게 다가온다. 이곳들이 나의 스토리가 아닌 우리의 스토리가 되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원도심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원도심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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