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아닌 선택이 운명을 결정한다.
평범한 내가 두 아들을 영재로 키워낸 것은 선택이었다.
결혼하고 잠자리에 누운 채 남편과 새벽 1~2시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내일 출근하려면 자야지요.”
“어 그래, 이 얘기만 하고 자세.”
이렇게 말하면서도 계속 수다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이때 결혼생활에 대한 한 가지 목표를 정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만은 잘 키워요.”
“그래, 우리의 1호 목표로 세우세.” 신혼 때라는 게 의기투합이 잘되지 않던가.
신랑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였다.
시아버님이 교직에 계셔서 전근을 가시게 되면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며 얘들 자랄 때는 가급적 이사하지 말자고 했다.
임신하고 당연하게 서점으로 달려갔다. 아이가 뱃속에서 어떻게 자라는지 무척 궁금했고, 엄마가 어떤 노력을 해줘야 건강한 아기로 태어나는지 알고 싶었다.
쭈욱 책들을 살피는데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그 한 권의 책을 들고 집에 들어와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육아가 이런 거야.’, ‘오, 평범한 나도 영재로 키울 수 있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육아는 두렵고, 힘들고, 어렵다고 지레짐작하고 겁을 먹었을 게 분명하다.
세계적인 육아 전문가가 쓴 책 속에 내용은 우리네 할머니, 우리네 어머니들이 자식을 키우면서 해주셨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두뇌 발달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는 것과 오감을 통한 여러 자극을 줘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육아도 아는 만큼 쉬워진다
한번 가정해 보자. 낯선 나라에,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 가이드 없이, 혼자 여행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
우선 잔뜩 긴장할 것이고, 위축되고, 겁도 날 것이다. 그래서 쉽게 즐길 수 없고, 여행지의 아름다운 모습도 충분히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와 반면 가이드가 동행해 준다면? 언어가 된다면? 그 나라의 여행 책자나 정보를 많이 검색하고 간다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편안히 맘껏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
‘아는 게 힘이다’라는 유명한 명언이 있다.
두 아들을 키워낸 경험으로 말하자면 ‘육아도 아는 만큼 쉬워진다'라는 것이다.
육아가 쉽다고? 이렇게 반문하는 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아니까 아기를 보살피며 긴장하지 않고, 아니까 위축되지 않고, 아니까 아기와 즐길 수 있다. 또 아니까 아기의 예쁜 모습이 더 잘 보이고, 아니까 엄마의 자신감까지도 붙는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백년대계’라 했다. ‘평생의 계책으로 사람을 심는 일만 한 것이 없고, 하나를 심어 백을 얻는 것은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다. 긴 육아의 길을 그냥 가려하지 말고 배워서 가자.
육아를 공부하는 첫째 이유는 엄마 자신을 위함이고, 둘째 이유는 아기를 위해서다.
엄마와 자녀가 모두 행복해지는 육아의 비법 중 하나는 책을 읽는 데 있다.
'엄마'라는 직업을 가졌다
혹시 ‘직업윤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직업윤리의 첫 번째 품위유지의 원칙은 '개인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전문자격을 갖추고 자격자로서 인격에 합당한 언행과 품위유지를 해야 한다.'이며, 두 번째 신의성실의 원칙은 '신뢰 관계가 유지되도록 성실한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하며, 어떠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어서는 안 된다.'이다. 직업윤리와 엄마가 가져야 할 기본자세가 너무나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부였다. 그땐 그랬다. 남편은 돈을 벌어오니까 난 살림과 육아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애를 낳고부터는 ‘엄마’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임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책임감이 따른다. 직업의 윤리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아기를 낳은 엄마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 아이에게 성실해야 하고 무조건적인 사랑도 아낌없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작심삼일의 연속
직업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갖고 육아에 임했지만, 아이에게 음악을 틀어주고, 동화책을 읽어주겠다는 다짐도 매일매일 지키기는 쉽지 않았다. ‘두뇌 그릇은 생후 6개월 만에 완성, 두뇌 성장은 생후 1년이 가장 중요하고, 3세까지 80%의 두뇌가 성장한다.’고 책을 통해 알았지만, 하루, 일주일, 어느 땐 한 달씩 거르기도 했다.
하루 24시간 중 음악을 들려주거나 동화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는가? 그러나 이 단순한 일도 작심을 해야 했다. 작심, 무너지고 또 작심, 작심을 반복했다. 이럴 때마다 이미 육아 서적을 읽고 알아버렸기에 흘려보낸 시간이 무척 아깝게 느껴졌다.
인기 강사 김미경은 ‘자신을 들어 올리면 우주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아기를 위한 하나의 루틴을 만들어 내기까지 작심, 또 작심, 엄마의 역할이 그리 쉽지 않음을 경험했기에 너무나 잘 안다.
3살까지 아기의 두뇌는 키워놓지 않고서, 엄마의 바람은 아주 크다.
“넌 언제 한글 뗄래?”
“받아쓰기 점수가 이게 뭐니?”
“좋은 대학 가려면 내신이 중요하단 말이야. 공부 좀 해! “
커갈수록 엄마들의 마음은 답답하고, 속 터지고, 자녀가 뭐 해 먹고살지 걱정한다.
게으른 육아는 이렇게 부메랑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아기는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오감을 이용한 외부 자극에 의해 두뇌가 발달한다.
들려주는 음악과 사랑스럽게 걸어주는 말은 청각을, 요리할 때 나는 냄새는 후각을, 배고픔에 먹는 엄마 젖은 미각을, 빙빙 돌아가는 모빌에서는 시각을, 엄마의 사랑스러운 손길에서는 촉각을 느끼며 두뇌는 쑥쑥 자란다.
오감 교육은 생각보다 쉽다. 많이 보게 하고, 다양하게 듣게 하고, 냄새 맡게 하고, 여러 가지 맛보게 하고, 촉감 놀이 등을 자주 노출해 주면 된다. 엄마니까. 엄마도 직업이라 생각하고 하루 업무하듯 하라.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모든 아이 안에는 천재가 숨어 있다.’라고 했다. 부모가 아기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음악 천재, 그림 천재, 글 천재, 과학 천재, 언어 천재, 운동 천재 등.
자녀가 뭔가를 하고자 할 때 좌절하지 않게, 꿈을 꿀 수 있게, 꿈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적기에 아이의 두뇌를 키워주어 천재성을 발휘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고전 해설가 박재희 교수의 《1일 1강 논어 강독》에서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하지 않던가. 어차피 해야 할 육아라면 즐기면서 하자. 그리고 성실히 책임을 다하자. 그러면 아이는 어느새 영재로 자라 있을 것이다. 엄마는 자녀의 꿈을, 장성한 자녀는 엄마의 꿈을 꾸게 해 줄 것이다. '사랑은 돌아온다.'
사진 출처 : Canva
두 아들을 영재로 키운 양마마의 육아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