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늦게 올 거야"
"오케이, 저녁은 알아서 먹을게"
사랑은 관심이라는데...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라는데...
딸은 내가 어디 가는지, 무슨 일 때문인지 묻지 않는다.
서운한 마음 한편으로 뿌듯함이 밀려오고
물어주기를 기대하는 한편에 안 물어줘서 고맙기도 하다.
딸과 한 지붕 두 가족처럼 살고 있다.
딸은 나를 위해 같이 살아주고, 나는 딸을 위해 같이 살아준다고 각자 생각한다.
나는 딸이 허락하는 선까지 관심을 보이고
딸은 내가 필요한 선까지 관심을 표한다.
관심이 간섭이 되지 않는데 오랜 시간과 많은 에너지가 들었다.
관심 어린 마음으로 Let it be 하고, Let it go 하지 않으려 한다.
관심이 사랑이 되려면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
마음이 항상 상대를 향하고 있으나 그 사람이 원하는 선까지 관심을 보이고
상대의 마음은 알지만 필요 이상의 관심은 거절하며 선을 지키는 사이가 사랑하는 관계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 첨예한 경계선을 존중해 주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의 경계선이 넓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나의 경계선을 넓혀 가려고 애쓴다.
우리는 부드럽게 조우하고 자유롭게 놓아주며 열린 공간에서 춤을 추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
공기처럼 머물며 서로에게서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정신과 의사 스캇 팩은 사랑을 이렇게 정의했다.
' 자기 자신이나 혹은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이다'
그래서 나에게 사랑이란,
나 자신과 타인이 자기 자신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줄 목적으로 타인의 선을 넘지 않으면서 나 자신의 경계를 넓혀 가려고 애쓰는 것이다.
우리 딸이 자기 자신에 가까워져 가며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