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뮤지컬 - 오페라의 유령

부산여행을 곁들인.

by 양양

책으로든, 영화로든 <오페라의 유령>을 대부분은 접해봤을 것이다.

나 또한 어렸을 적 책을 통해 내용은 대강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미 줄거리를 아는 오페라의 유령을 봐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더구나 뮤지컬 자체를 접해본 적이 없으니까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가 평소에 좋아하던 배우인 조승우 배우가 유령역으로 출연한다는 걸 보고 흥미가 생겼다.

조승우 배우 회차는 오픈하자마자 매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과연 내가 티켓팅에 성공할 수 있을까 했는데 2층 둘째 줄이라는 나쁘지 않은 좌석을 예매하게 되었다.

예매 성공이라는 기쁨도 잠시. 부산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요일도 시간도 계산 없이 조승우 배우 회차만 보고 냅다 예매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토요일 저녁으로 여행하기 나쁘지 않은 일자!

계획적인 여행을 떠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당장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혼자, 또 뮤지컬을 보러 갈 수 있다는 설렘이 스케줄이 되어 차곡차곡 쌓였다.


며칠의 일정이 끝나고 드디어 <오페라의 유령>을 관람할 수 있는 날.

새로운 친구들, 행복한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서 이미 반짝이는 기억으로만 가득했던 시점이라

재미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착석.


두 시간 남짓의 공연이 끝나고.

재미만 있어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커튼콜 때 일어서서 박수를 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층이란 거리가 의미 없이 무대에 있었고 장면에 함께 한 것처럼 몰입했고, 또 즐겼다.


뮤지컬을 왜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던 순간들이 정말 많았지만 몇 개를 꼽아보지면,


먼저 화려하고 퀄리티 있는 무대장치, 소품, 의상들.

무대장치가 그렇게 순식간에 바뀔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분명 무대 앞쪽에서 걷고 있었는데 몇 초만에 계단을 내려오고,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유령까지.

한 공연을 완성시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고 고생했는지가 눈에 보였다.


The Phantom of the Opera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오페라의 유령> 대표 넘버.

샹들리에가 올라가면서 전주가 흘러나오는데 전율이

온몸에 흘렀다.

사실 모든 넘버들이 황홀했지만 아는 선율과 가사가 몇 배로 몰입하게 해 줬다.


마지막으로 관객을 끌어당기는 수많은 배우들.

한 분 한 분이 역할을 다할 때 뮤지컬의 퍼즐이 완성되는 것 같다. 유령도. 크리스티나도. 라울은 말할 것도 없는 무대의 주인공이었고. 촘촘하게 무대를 채우는 다른 배우분들이 있기에 완벽한 무대가 연출되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무대가 끝나고 커튼콜 타임.

모든 배우들이 손에 손잡고 달려 나와서 인사할 때 그들의 행복함이 공연장 넓은 홀을 빈틈없이 채웠다.

배우와 관객이 같은 행복감을 공유하는 그 아름다운 순간은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지 않을까.




인생에 문화생활을 더하는 게 얼마나 반짝거리는 일인지!

다양한 경험은 다양한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같은 장면을 볼 때 좀 더 미세한 단어로 감정을 골라내어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세계를 확장시켜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말고 경험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이 내 삶을 반짝이게 할지 기대하면서 뮤지컬 기록을 마쳐본다.



2023.05.06

부산 드림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