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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니언 Nov 21. 2021

OTT라는 옷을 통해 연상호는 다시 빛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리뷰

'주의'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기에 작품을 감상하고 보시기를 바랍니다.

연상호 감독이 선보인 드라마 "지옥 ''은 부산행이래로 계속 뭔가 어긋나던 작품들이 OTT라는 매체를 통해 연상호를 다시 일으켜 세워 준다. 이 작품의 약간 복잡한 설정과 군상극에 가까운 구성으로 인해 영화를 만들 시에는 시리즈화 반드시 필요한데 그렇게 하더라도 1편에서부터 관객을 모으기는 쉽지가 않았을 거고 지상파 드라마로 제작할 경우 심의로 인해 제 모습을 갖추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미지의 재난으로 인해 인간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


스토리

스토리는 의문의 존재가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을 살해하는 것으로 시작되며 이것을 '시연'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시연이 발생하자 그러한 시연을 10년 전부터 계속 주장해온 정진수(유아인)의 새진리회가 거대한 세력으로 성장하게 된다. 즉 이 시연을 당하는 자들은 모두 죄를 지은 자이기에 이러한 재난을 내려진다

그러나 극 중에 시연을 정확히 보여준 주명훈(김규백), 박정자(김신록)의 죄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데서 중반부에 정진수 또한 시연이 예정되어 있는 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시연'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전혀 짐작을 못하게 한다.

이런 의문을 극 중에서도 전혀 사람들은 제시하지 않으며 새진리회의 말에 따라 사람들은 그들을 숭배하게 된다. 이 부분은 조금 억지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더 설득력 있게 보이는 것이 새진리회를 숭배하는 자들 중에는 화살촉이라는 존재는 사이버 레커, 촉법소년으로 대표되는 범법자들인데 이들의 적극적 행동과 사람은 무언가를 믿게 된다는 점을 통해 이 과한 설정을 오히려 현실감 있게 바꿔준다.

그리고 새진리회에 반발하는 존재인 민혜진(김현주), 공현준(임형준)이라는 적대자가 탄생하고 그들이 왜 목숨 걸고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게 해 준다.

다만 이러한 흡입력 있게 하는 전개와는 반대로 이야기가 군상극에서부터 어느 순간 옴니버스에 가깝게 변화하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그 부분이 중반부의 배영재(박정민), 송소현(원진아) 부부가 등장하는 부분이다. 이 부부의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흐름을 연결해주지만 보기에 따라 너무 갑자기 등장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어색한 감이 있다.


스토리 자체의 경우 흡인력 자체가 상당히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정신 나간 사이비교의 논리가 지옥의 사자라는 비현실적 존재가 방송을 통해 다 보이면서 이 비현실은 곧 현실이 돼버리며 이 현상을 나름 규명하고 자신의 논리를 펼치던 정진수는 권력이나 자신의 논리에 대하여 정당성을 얻고자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정진수 자신이 자신의 논리에 가장 반대적인 예에 해당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20년 동안 그는 선행을 하며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최후는 시연을 피해 가지 못했으며 그걸 직감한 정진수는 이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오는 공포를 신의 처벌이라는 미명 하에 모두가 악행을 하지 못하도록 계획을 짠 것이다. 즉 그 나름에 인간이 바르게 살도록 한 대의는 필자의 시각에서는 단지 정진수 자신이 받은 공포를 모두가 느끼게 하도록 한 것이다. 평생 공포 속에 산 그는 선행을 베풀고 살았지만 정작 선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인생이었다. 그렇기에 사람과 세상을 좋게 보기는 힘들기에 나름의 복수를 한 것이라고 보인다. 즉 세상을 천국으로 인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의 뜻을 강요한 독재자 그 이상도 안 되는 것인 존재이다.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는 단순한 예수를 모티브를 한 줄 알았지만 정확히는 북한의 김일성의 우상화를 모티브로 창조된 캐릭터인 것이다.

즉 우리가 가진 신앙심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선행.복수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연출

부산 국제 영화제등 먼저 본 사람들이 지적했던 지옥의 사자 CG의 경우 오히려 별 문제가 안 됐다. 지옥의 사자의 경우 약간 조잡해서 비현실적으로 보이는데 그렇기에 극의 비현실적 재난에 마주한 인류의 시점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가장 어색했던 CG 부분은 오히려 극 중에 등장하는 천사의 모습인데 너무 CG 티가 난다. 물론 극과 잘 맞물려 괜찮게 다가왔는데 진짜 문제는 영화가 쉬는 구간이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있는 구간이 1화의 진경준 형사의 커피 장면, 김정칠의 세례 장면이 있지만 극의 긴장감을 전혀 완화시키지 못하고 무엇보다 웃기지도 못하였다. 차라리 쉬는 구간을 없애고 계속 가는 것이 좋았을 듯싶다.

 

캐릭터

이 드라마의 단점은 뜻밖에도 캐릭터에서 나타나는데 이야기에 캐릭터가 종속된 점이 필자에게는 가장 불호를 느끼게 한다

초반부의 정진수의 대립적 인물인 진경훈(양익준)의 설정은 아내의 살인 사건으로 인해 법에 회의를 가진 형사이면서도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초반부에 정진수의 대립하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중반부에 다가가면 오히려 정진수의 반동 인물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정진수에게 농락만 당한 캐릭터가 되어 버린다. 즉 정진수라는 캐릭터를 조명을 위한 캐릭터 그 이상이 되지 못한 것이고 캐릭터가 이야기에 완전종속된 첫 번째 경우이며 가장 심하게 종속되어 있는데 원작 웹툰에서는 그럼에도 진경훈이라는 존재는 계속 정진수의 사상과 대립하는 모습암시해 주지만 드라마에서는 어느 순간 증발해 버리고 진경훈 형사의 증발은 이야기가 옴니버스처럼 보이게 한다.

이동욱(김도윤)

이동욱 아니 화살촉의 초기 리더의 경우 새 진리회의 사상의 폭주적 모습을 상징하는 캐릭터이지만 너무 배우의 과한 연기력에만 의존한 연출로 인해 배우가 아무리 연기를 잘했음에도 여러 생각을 남기는 그런 연기보다는 '연기'는 잘한다는 밖에는 못 느끼게 한다. 캐릭터가 이야기에 완전종속된 두 번째 경우이며


유지(류경수) 사제는 새진리회의 행동대장에 해당하는 인물인데 이 인물의 특징은 작중 등장하는 화살촉과는 다른 광신적 모습을 보여준다. 즉 단순한 폭력보다는 집요하리만큼 배영재 부부를 뒤쫓는 모습과 새진리회의 교리에 절대복종하는 그 광기는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 캐릭터가 평면적이기에  이 경우도 캐릭터가 이야기에 완전종속된 마지막 세 번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10월에 나온 마이네임 보다 확실히 괜찮고 대신 오징어 게임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D.P와 같이 여러 면모를 보여주는데 대신 감독을 차이에서 오는 연출의 차이로 인해 그 어느 드라마보다 메마르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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