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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니언 Oct 17. 2021

소재는 신선했으나 연출이 진부하네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시면 보고 오시거나 뒤로 가주시면 됩니다.


마이네임은 '인간 수업'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의 작품이라 필자는 상당히 기대하였다, 소재도 복수를 원하는 여자가 경찰에 잠입한 범죄조직의 언더커버라는 줄거리는 클리셰 비틀기를 느끼게 할 만큼 신선하였다.

그러나 시청을 다하고 난 후에 느낀 감정은 이거다

김진민 감독 스타일이 퇴화했나?


스토리와 연출

윤지우(한소희)가 경찰에 잠입하기 전까지의 스토리는 처절함을 보여주어 괜찮게 전개되었다. 하지만 경찰 잠입 후의 스토리의 경우 몇 가지 부분이 부실하게 전개되었다. 도강재(장률)의 경우 윤지우()를 겁탈 시도로 인해 조직에서 쫓겨난 후 최무진(박희순)의 조직과 대립하게 되는 캐릭터인데 두서없이 미친 연기를 보여주며 윤지우와의 재회에서도 힘 빠지게 전개된다. 스토리상에 긴장감을 주거나 윤지우의 약점을 잡고 윤지우를 압박하는 그런 장면도 없고 두서없이 액션 장면으로 전환 및 윤지우와의 대치 장면도 한소희의 연기력 부족을 포함해서 장률 배우가 전혀 압박감을 주지 못하였다.

최무진(박희순)의 캐릭터성은 언더커버 클리셰의 정석대로 나온다. 주인공의 후원자인 줄 알았으나 사실 주인공의 진짜 복수 대상이라는 클리셰로 나오지만 그런 중요한 반전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한다. 기껏 최무진의 부하 정태주(이학주)의 대사를 통해 암시되며 무엇보다 주인공이 너무 순진하게 최무진을 믿는 것이 그 허술함의 대표적이 예라고 할 수 있다 초반부에서라도 최무진을 의심하는 장면과 최무진에게 설득되는 장면을 넣었어야 하는 데 중반부에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와서야 의심하는 장면을 배치함으로써 진부하다는 느낌을 주게 한다.

전필도(안보현)의 경우 캐릭터 자체가 수동적이게 나온다. 주인공과의 관계도 의심과 믿음이 교차한다는 연출은 진부하기는 하지만 정석적이게 전개되어 후반부에는 윤지우가 복수를 다시 시작하게 하는 장치로써 그 역할을 마무리하는 캐릭터로 끝맺는데 좋게 말하면 자기 할 일을 다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진부한 것이다.


액션

이 드라마가 공개되기 전부터 액션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초반부의 처절한 윤지우의 모습은 상당히 합이 잘 짜여 있고 과장되지 않는다. 중반부가 힘이 빠지게 하는데 잔혹함만을 강조하고 흥미를 끌게 할 액션 장면이 나오지 않아 지루하게 한다. 다른 액션물과는 다르게 이게 크게 작용하는데 '마이 네임'은 드라마이기에 그 부분이 상당히 길게 나온다. 줄거리도 보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액션만 중시하는 시청자 모두에게 지루하게 한다. 후반부에 나오는 액션 장면의 경우 액션 장면은 분명히 평균 이상이지만 중반부의 지루함과 후반부 스토리의 진부함이 그 장점도 갉아먹게 한다


왜 이렇게 나왔나?

인간 수업의 특이함을 보고 이 드라마를 선택한 필자는 왜 이토록 실망스러운 작품이 된 지를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정말 단순한 이유였다.


인간 수업 연출:김진민, 극본:진한새

마이네임 연출:김진민, 극본:김바다


즉 각본가가 다른 사람이었기에 작품의 톤이 달라진 것이다. 진한새 작가가 보여준 '틀린 답에 목숨을 걸었다'라는 각본 아닌 단편 액션 영화에 어울리는 각본으로 제작하였기에 톤이 다른 작품이 나온 것이다.

(필자는 그것도 모르고 큰 기대를 한 것이다.)


영상물에서는 모두 중요하지만 드라마의 경우는 각본이 정말 중요한 걸 다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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