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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니언 Oct 11. 2021

"뭐라도 바꾸려면...뭐라도 해야지...."

D.P 조석봉 일병에 대하여

DP의 후반부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하지 않으면 뒤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군필자분들은 PTSD가 올 수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5~6화는 구성이 상당히 잘 짜여 있는데 직전의 4화에서는 신파적 묘사를 주를 이루며 그와 동시에 선임으로부터 가혹행위를 강요당하는 조석봉 일병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조석봉 일병이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안준호의 반항을 이끌어내게 되는데 조석봉은 이런 말로 맞받아친다.


"니가 뭘 얼마나 맞았다고! D.P.라서 부대에 쳐 있지도 않았으면서!"


필자가 이 대사에서 느낀 부분은 부조리를 합리화하는 조석봉의 모습보다 안준호의 모습이 더 신경 쓰이게  되는데 1화에서 보여주던 방관자의 모습이 더 강조되게 된다. 조석봉이 언급한 것처럼 DP 활동으로 인해 부대 내에서의 부조리는 상대적으로 덜 겪었기에 조석봉과 같은 피해자의 입장이라고는 하기 힘들고 1화처럼 단순히 다른 부대원이고 우연히 자살 직전의 탈영병을 지나쳤다는 이유가 통용되지 않는다.

결국 안준호는 이 드라마 내에서 방관자로서의 정체성을 떨쳐내기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요소를 포함하여야 조석봉 일병이 당하는 부조리는 결국 탈영과 황장수에 대한 복수심을 낳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황장수뿐만 아니라 지나가던 유모차에 탄 아이의 부상, 타 부대 DP병의 교통사고라는 나비 효과를 부른다.


황장수(신승호)의 모습은 부조리를 행하는 선임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필자는 사실 성적인 부조리를 제외하면 다 공감이 갈 정도로 정말 악랄하게 묘사된다. 결국 자신의 부조리에 대한 대가가 조석봉의 광기라는 형태로 되갚아질 때는 조석봉의 왜 자신에게 그렇게 가혹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그냥...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

필자는 이 대사가 왜 평범한 한국의 20대 군필자를 악랄한 부조리의 겪게 되며 또 그 부조리를 그대로 행하게 되는지를 압축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을 막으려고 한호열은 조석봉을 설득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조석봉 일병의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하, 저희 부대에 있는 수통 있지 않습니까. 거기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아십니까? '1953'. 6.25 때 쓰던 거라고. 수통도 안 바뀌는데 무슨"


이 대사는 임 병장 사건, 윤일병 사건, 성추행 부사관 자살 사건 등 계속 발생하는 군대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압축하는 대사이며 필자는 이 대사가 미래에는 통용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러한 조석봉 일병을 설득하게 된 말은

야 봉디 쌤 선아 대학 붙었대!

즉 사회에서의 선한 조석봉의 별명을 불러주며 자신이 가르쳐 주던 학생의 대학 입시 성공을 만들었음을 상기시켜 주며 황장수 살인이라는 결과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조석봉은 지금의 자신의 변한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며 "준호야...나 이제 봉디쌤 못하겠지...?라는 대사와 함께 자살시도를 한다.




이글의 제목과 같은 대사를 하면서 말이다. 군대를 변화하고자 하는 자, 부조리를 당하고 있는자 등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에 해당하며 다만 필자는 '뭐라도'이 대사를 행하는 안준호의 배려(?)가 부족한 모습이 걱정되며 시즌 2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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