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함이 빠져버린 거대한 서사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리뷰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페이즈 5를 여는 앤트맨 3은 앤트맨 1,2편과는 토르 시리즈의 변화만큼 많이 변화하였다. 앤트맨 시리즈는 작은 규모의 이야기 진행, 적당한 빌런(비열한 과학자, 초능력 암살자, 갱단 두목)으로 벌어지는 하이스트 무비인데 작은 규모를 넘어 양자 영역에 존재하는 마이크로버스와 멀티버스를 지배하고자 하는 빌런 나다니엘 리처즈=정복자 캉으로 이야기가 변화하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 언급되던 스타워즈. 스타트렉, 디즈니의 스트레인지 월드의 마이너카피라는 평은 필자도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그게 영화의 완성도를 크게 해칠 정도는 아니고 대중 영화가 갖춰야 할 요소인 화려한 볼거리라는 요소를 확실히 채워주기에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첫 번째 단점은 후반부의 비장함과 영웅의 자기희생적 면모의 부재이다. 캡틴 아메리카 3의 방패 포기, 아이언맨 3의 슈트 폭발과 엔드 게임의 핑거 스냅, 토르 3의 아스가르드 파괴 등이 있어야 했는데 후반부의 캉과 마지막 전투에서 앤트맨과 와스프가 희생할 것처럼 연출되는 부분은 캐시 랭이 발명한 양자 추적기를 이용하여 너무 간단하게 해결되어 버린다. 최소한 캉의 방해로 인해 현실로 돌아가지 못한 앤트맨, 와스프의 모습과 앤트맨을 대신하여 세 번째 앤트맨이 된 캐시 랭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은 것이다. 페이즈 4에 문제가 있던 영화나 드라마는 중반부에 문제가 생기는데 앤트맨 3을 후반부의 마무리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두 번째 단점은 캉의 목적인데 양자 영역의 캉의 목적은 다른 차원의 정복자 캉에 대한 복수가 목적인데 이런 목적보다는 차라리 다른 작품인 '로키'에서 보여주던 시공간 조작을 부각해 스콧 랭의 딸과의 5년의 시간 부재, 재닛 반 다인의 현실 세계의 시간의 부재를 채워 주겠다며 그들은 유혹하는 '에덴의 뱀'의 역할을 부여했으면 빌런의 서사가 더 깊어졌을 것이다. 결국 빌런의 허술함이 존재하는 페이즈 1,2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해 버린다.

MCU의 남은 희망이라던 앤트맨 3가 이러면 과연 올해 남은 가오갤 3, 더 마블스가 제 역할을 해 줄지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