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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Sep 29. 2016

대수의 법칙과 엄친아 현상  

우리 엄친아들한테 기죽고 살지 말자 

 살아가는데 제일 도움 되는 학문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주 당당하게 통계라고 대답한다. 어려운 통계 말고 간단한 통계. 이걸 체화하면 사는 게 편해진다. 로또 당첨될 확률은 그냥 작은게 아니라, 포기하는게 낫다 뭐 그런 거. 그리고 10% 의 확률이란 거는 내가 열 번 하면 된다는 게 꼭 아니라는 것. 10 명이 각각 열번씩 공을 던졌는데 총 100 번 중에서 10번이 들어갔다. 그러면 나도 열 번 던지면 한 번은 들어갈까? 만약 선수 중에 한 명이 마이클 조던이었고 넣은 골은 다 걔가 넣었다면 대략 난 확률 제로라고 봐도 되겠다. 


 그러므로 "1억원 당첨하셨습니다!!" 라는 이메일을 봤을 때 이게 피슁/ 신종 사기일 가능성이 99.999999999++%. 진짜로 내가 1억 당첨했을 가능성은... 뭐 너무 작으니까 걍 무시하자..의 판단이 가능해진다. 


 그렇지만 이 상식적이고 유용한 통계에 정 반대 되면서 99.9999999%의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다른 법칙이 있으니, 바로 대수의 법칙이다. 심하게 단순화 하자면, 숫자가 많으면 희한한 일도 정기적으로 일어난다는 말이다. 내가 지금 자리에 일어섰다가 넘어져서 머리 깨고 죽을 가능성은 아주아주 희소하지만, 전 세계 수억 인구 중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가 넘어져서 머리 깨고 죽는 사람 있었을 거다. 내가 로또 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되나 그래도 로또 맞는 사람 있듯이. 


 그러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너는 안 돼" 법칙이라 할 수 있겠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초천재로 MIT 박사를 18에 따서 저명한 물리학자일 가능성? 은 뭐 제로에 가깝지만. 

 그런 애들 있거든. 


 내 미래 여친이 연봉 10억의 능력녀일 가능성? 역시 제로에 가까우나, 


 연봉 10억 능력 여친도 분명히 사귀는 남자가 있을 거거든. 


 거리 걷다가 캐스팅 되서 초대박스타가 될 가능성? 이것 역시 나에겐 불가능이겠지만 - 스타 된 애들 중엔 이런 애들 또 많거든. 


 그만큼 흔하지 않은 일들은 신문에 자주 난다. SNS 에 떠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실제 확률보다 훨씬 더 크게 생각한다. 로또 맞을 확률이 30대에 사고로 죽을 확률보다 말 할 수 없이 낮지만, 로또는 사고 유언장은 안 만들어 놓는다. 


 내 또래 인구가 십만명이라 치면 키크고 잘생기고 학벌 좋고 돈 잘 버는 애는 심히 드물지만, 분명히 있다. 그런 애들은 엄친아가 되어서 나머지 9만 9천 999명에게 자괴감을 안겨준다. 망할 인터넷 때문에 예전보다 몇 백배로 더 쉽게 접할 수 있고, 더 실제적이고, 더 가능성 있어 보인다. 0.001% 의 확률인데, 1% 정도로 보일 수 있단 말이지. 백명에 한 명 정도. 거기다가 다른 이유로 잘난 애들까지 다 합하면...


 뭐야, 다 잘났는데 나만... ㅠ0ㅠ 


 이렇게 된다. 이걸 조금만 뒤집으면, 멀쩡하게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다가 칼맞아 죽은/ 차에 치여 사람도 있는데 난 살았네... 가 사실 더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못된 이유로) 긍정적인데 이것보다 훨씬 더 희소한 "사업 해서 대박난 쟤도 있는데 난 이꼴이네"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 


 뭐 그렇다는 말입니다. 존잘 아닌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존잘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 보다 더 희소한, 우리랑은 상관 없는 그런 희소성의 로또 맞은 애들이에요. 망할 대수 법칙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눈에 잘 띄고, 더 미운 SNS/뉴스 때문에 훨씬 더 흔한 것 처럼 보이는데 안 그래요. 다 비슷비슷하게 살아요.  그렇다고 믿고 삽시다. 우리 정신건강은 소중하니까.

 Ref: The Improbability Principle


페북 원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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