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angpa May 30. 2018

이런 남자와 사귀지 마세요.

2016년 6월 15일

김치녀, 된장녀라는 단어 쓰는 남자와 사귀지 마세요. 


정확하게 뭐에 돈을 쓰면 된장녀냐 물어보면 남자마다 다를 거예요. 

여행 싫어하는 남자는 여행에 돈 쓰는 여자가 김치녀라고 할 거고, 명품 가방 싫어하는 남자는 그거라고 할 거에요. 커피 안 사먹는 남자는 커피 사먹는 여자가 된장녀라고 할 거고요. 간단해요. "오빠가 허락하지 않는 소비"를 하면 김치녀, 된장녀에요.

자기 돈 뺏어서 쓰는 것도 아닌, 다른 여자들이 돈 쓰는 것 보고 그러는데 자기 여자한테는 말할 것도 없죠. 지금 당장 나는 검소한 여자고 오빠는 날 좋아하니까 괜찮을 것 같죠? 결혼하고 나서는 자기가 안 먹는 요구르트 비싸게 산다고 된장녀냐? 할지 몰라요. 기분 전환으로 립스틱 하나 샀다가 된장녀 소리 들을 수 있어요. 오빠가 싫어하는 소비는 다 된장, 김치녀니까요. 어쩌면 식기 세척제도 된장녀 아이템이고, 중저가 유모차도 생각했던 것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된장녀 아이템이 될지 몰라요. 남 돈 훔쳐서 쓰는 것도 아니고,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자기 돈 벌어서 쓰는 걸 보고 된장녀, 김치녀 하는 남자, 사귀지 마세요.


김치녀, 된장녀라는 단어 쓰는 남자와 친구 하지 마세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소비를 하는 수많은 남자들에겐 뭐라 안 하겠지만,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소비를 하는 여자라면 내가 욕해 주겠다는 남자입니다. 자신의 언어폭력이 왜 나쁜지도 모르고, "네가 내 마음에 드는 소비를 하면, 아니면 내가 돈이 없지만 네가 네 돈 들여서 나를 사귀어 주면 김치, 된장녀가 아닌데,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라고 할 남자죠. 세상에 좋은 사람 많아요. 이런 사람들하고 친구 할 필요 없어요.


역차별이라는 단어 쓰는 남자와 사귀지 마세요. 


이 남자는 자기가 평생 손해 보고 살았다고 믿어요. 그래서 당신과 사귀면서, 그리고 결혼하면서, 자기가 1도 손해 안 보려고 이를 벅벅 갈고 있어요. 그리고 손해 본 것을 당신에게서 만회하려고 하죠. 어쩌면 집에서 당신이 집안일을 할 때 아무것도 안 할지 몰라요. 자기는 군대 갔다 왔으니까요. 어쩌면 시댁에 당연히 먼저 가야 하고 시어머니를 당연히 모셔야 한다고 할지 몰라요. 당신은 여자로 혜택받았고 데이트할 때 돈을 적게 냈으니까요. 어쩌면 아이를 낳고 나서 당연히 당신이 휴직하고 아이를 보고 친정어머니가 살림을 도와줘야 한다 할지 몰라요. 백화점 가면 여성 주차장이 있으니까요.


역차별이라는 단어 쓰는 남자와 친구 하지 마세요. 


당신이 취업 못 하고 자신은 취업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자기는 군대 갔다 왔으니까요. 취업해서 힘들다고 해도 젊은 여자가 뭐가 힘들어, 직장에서 온라인 쇼핑이나 하고 앉았겠지 생각할 겁니다. 일이 힘들어도 남자 선배에게 가서 눈 깜박깜박하며 아이 힘들어 하면 선배가 다 와서 해줄 거라고 여우짓한다고 믿습니다. 생리 휴가 챙겨서 캐러비안 베이 놀러 가고 홍콩에 쇼핑 여행 갈 거라 매도할 거고요.


걸레라는 단어 쓰는 남자와 사귀지 마세요. 


성관계를 했냐 안 했느냐에 따라서 여자의 가치가 정해진다고 믿는 남자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성폭행이라도 당하면 가치가 떨어졌다거나, 더럽혀졌다고 봐서 떠날 남자고요. 자신이 '걸레'라고 믿는 여자라면, 술 좀 취했다 싶을 때 작업 걸 수도 있겠죠. 어차피 해 본 여자니까 뭐 한 번 더 한다고 큰일 나랴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즉, 성관계한 _여자_는 걸레지만 매춘 경험 있는 자신은 아니라고 믿죠.


걸레라는 단어 쓰는 남자와 친구하지 마세요. 


당신이 성경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다음 술자리에서는 은근히 작업 걸어올지 모릅니다. 어차피 너도 알 거 다 알면서 뭘 그러느냐 할 거고요. 왜 딴 놈에게는 해 주면서 나한테는 안 해 주냐, 너 김치녀냐 뭐 이런 식으로 논리 흘러갈 가능성 백 퍼입니다. 뒤에서 더러운 소문 돌게 된다면 대부분이 이런 남자들입니다.




남자들 다 그렇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안 그런 남자들도 많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양파연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