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4일
Brexit 투표 관련 글, 분노의 타이핑으로 두들겼던 이전 글을 좀 더 정리/추가 했습니다.
영국 총리 캐머런은 영국 내에, 그리고 자기가 리드하는 보수당 내에서 EU 에 대한 투덜거림이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EU 탈퇴 국민 투표를 공약으로 걸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끼리만 좀 잘 먹고 잘살면 안 되냐, 이민자들 보기 싫다'가 유행이었으나, 이상하게 최고 상류층과 노동자 계급이 통하는 부분이 많은데 EU에 회의적인 부분도 그랬다. 물론 상류층님이 EU 싫으면 Eurosceptic이라고 고상한 이름 붙여주고, 노동자 계급이 싫다면 '무식하고 인종차별주의자에 아마도 실업자, 정부 등골 빼먹는 복지충'이라 넘겨짚는다. 그리고 Ukip 같은 정당 등이 이들에게 어필했다. 너희가 지금 살기 힘들고 취업하기 힘든 건 이민자 때문이라고, EU 때문에 이민자 제한이 불가능한데 그 때문에 수많은 폴란드인들이 몰려들어와 목수, 배관공, 건축 노가다 일을 다 쓸어가고 스페인, 이태리 학생들이 서비스 업 자리를 쓸어갔다는 식으로 어필했다. 그런 식으로 보수적인 유권자들을 쓸어 담기 시작하니 위기감을 느낀 영국 보수당에서, 안 그래도 예전부터 EU에 대해 투덜거리던 당내 인원들이 더 들고 일어났다.
국민 투표는 이걸 한꺼번에 종식시키자는 의미였다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캐머런 총리 너무 적극적으로 배수진 치고 덤볐다. 칩 다 걸고 올인 해버린 거다. 협박도 왕창 더했다. "이번에 찬성투표 해버리면 끝이야!" "변심 환불 취소 이런 거 안 돼!" 이런 식이었다. 이게 사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거든. 이렇게 해 버리니까 자기 정치 생명까지 여기에 달려버린 거다. 투표 결과 나오면 '참고하겠다' 했을 수도 있고, 영국인이 아니라면 어차피 정치생명 끝난 거 "너네 이거 법적 구속력 없는 거 몰랐지? 뭐 니네 마음 참고는 하고.. 이거 그냥 취소할게~!" 하고 깽판 놓았을 수도 있지, 그리스 식으로. 하지만 영국인 캐머런이 그럴 리는 없고, 예상대로 사직서 냈다. 이번 투표는, 캐머런이 그런 식으로 밀고 가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투표율 30~40% 정도로 아무 일도 아니게 끝날 수도 있었다. 실제로 국민 투표한다고 할 때만 해도 "아니 왜 이런 걸 투표 씩이나 해? 누가 나간다고 할까?" 분위기였다.
다들 예측했듯이 파운드는 박살 났다. 설마 Brexit이랴 하면서, 파운드 혼란스러울 때 잔뜩 사놨다가 올라가면 팔아야지 했던 이들은 단체로 피봤다.
이거 잘 안 알려진 사실인데 도박이 합법적인 영국에선 민간인들이 돈 걸 수 있는 모든 일에 돈을 건다. I bet... 하는 표현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번 해엔 화이트 크리스마스일까에 돈 거는 사람도 매년 꽤나 있고, 축구 경기 이런 건 말 할 것도 없다. 그냥 이 나라 문화다. 투표 전날만 해도 베팅 사이트들이 탈퇴 결과를 약 13~20% 으로 예측했다가 새벽 두시 반에서 세시 정도를 기해서 확 뒤집어졌다. 파운드 환율은 1980년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때 아시아 증권 마켓이 오픈 했는데 증시 역시 떨어지기 시작했고 영국의 FTSE 증권 시장이 드디어 오픈해서는 8% 가 휙 떨어졌다. 증시에서 돈이 날아가면 - 이번에 그렇게 탈퇴하자고 몰아붙였던 노인들 연금도 박살 난다.
자, 그럼 다음은?
얼마 전에 가난이 비싸다는 글 썼는데, 그건 당연히 나라 레벨로도 해당된다. 가난하고 별 볼일 없는 나라는 돈 빌릴 때도 힘들고 이자 많이 낸다. 돈 많이 있는 나라는 이자 덜 내고 돈 잘 빌릴 수 있다. 영국이 EU를 떠난다 하면? 당연히 신용 등급 떨어진다. 그러면 돈 빌리는 거 더 비싸진다. 이미 빚 엄청 많은 나라인데 그럼 그 빚을 어떻게 감당할까? 원래는 이자율이 올라간다. 환율 추락 막으려면 그래야 한다. 이자율 올라가면 집 부금이 곧바로 올라간다. 이자율 지금 상태에서 2% 올라가면 망할 집안이 수두룩하다. 상환금 올라가면 집 산 하우스 푸어는 망하고, 거기에다 패닉 매물이 풀리면서 집값 까지 떨어진다 싶으면 그냥저냥 살만한 중산층의 대대적인 반란이 일어난다. 환율 추락 막기 안 하고 이자율을 그냥 낮춘 상태로 두려면? 그러면 돈 풀어야 한다. 이것 역시 돈 많은 선진국이라 가능한 옵션인데 돈을 찍어내는 거다. 오, 그런데 미국 영국 포함 에블바디 벌써 금융위기 2009년부터 "양적 완화" 해왔잖아?? 그렇게 돈을 마구 풀어서 겨우 막았으니 그 돈이 갈 데가 없어서 부동산 오르고 증시 막 올랐다.
그런데 과연 더 찍을까? 정말? 전 세계가 파운드 내려갈 거라 예측하는데, 그걸 어찌 싸우려고? 안 그래도 인플레 걱정인데, 여기서 더 찍고 이자율 낮추면 연금 생활자들은 죽으라는 말이다. 집값 여기서 더 올라가게 하려고? 당장 지금도 런던 부동산은 중동 달러 부자들의 투기 그라운드가 되었는데? 그래서 파운드 환율 내려갔으니 30% 바겐 세일이다 런던에 집 더 사놓자고 중동에서 (환율 떠받쳐줄 정도는 아니지만 런던 부동산은 폭망할 수 있는 정도로) 돈 엄청 들어올 거라는데?
전에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할 때 결국 잔류로 결정 난 제일 큰 이유가 "EU 떠나면 우리 x 된다" 였다. EU에서도 스코틀랜드 독립하면 쉽게 안 받아주겠다는 식으로 나왔고(영국에서 옆구리 좀 쑤셨으리라 믿는다. 사실 자국 내에 독립 운동하는 지역 있는 나라 많았으니 남의 얘기만도 아니었고). 그런데 영국이 EU를 떠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코틀랜드는 당장 다시 투표하자고 나왔다. 영국이 EU를 떠나는 게 확실한 상태에서 이번은 독립이 분명히 이긴다. 오, 그럼 영국은 EU에서 나오고 스코틀랜드까지 잃네? 오, 난장판 난 김에 북아일랜드도 그냥 아일랜드한테 줘버리면? 그 동네도 EU 잔류 원했는데.
스코틀랜드랑 런던이랑 북 아일랜드랑 셋이 손잡고 나라 하나 더 만들자 얘기 나왔다. 확실히 잔류를 원한 스코틀랜드랑 런던 둘이서 "스코틀런던"은 어떤가 하는 농담도 돈다.
EU에 가입한지 40년이다. 이 사람들이 전혀 안 겪어 본 거, 이거 진짜 난 30년 이민 생활 해봐서 아는데..
어디 며칠 놀러만 가려 해도 비자 신청부터 걱정하기.
딴 나라 들어가려고 그 나라 대사관 비자 신청하며 온갖 수모와 비굴함을 견뎌내기.
외국 노동자로 버티려고 온갖 서류 작업, 돈 갖다 붓기.
몇 달, 몇 년마다 비자 연장 걱정하기.
외국인이라고 은행 계좌 여는 것도 힘들고 온갖 자잘한 불편함과 차별 겪기.
이걸 영국인들은 거의 못 겪어봤다. 영어권 선진국 특유의 건방짐이 여기에서 극명히 나타나는데 딴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오면 이민자지만, 내가 딴 나라로 나가는 거는 expat. 나는 영국 여권이고 영어 하니까 다 받아주는 게 당연하고, 내가 살고 싶은 곳 놀러 가고 싶은 곳 놀러가는 게 당연하나 딴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오는 건 싫다.
그래 이 참에 너네도 함 겪어봐라. 고생 좀 해봐라.
제발 제발 프랑스 영사관 앞에서 세 시간 줄 서기 꼭 다 체험하기를 바란다. 지금은 EU 여권으로 룰루랄라 통과지? EU 탈퇴하면서 특히나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태리 이런 곳에서 특수 심사대 설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지금이야 놀러가자 마음먹으면 비행기 티켓만 끊으면 간다. 탈퇴 확실히 되면, 특히 탈퇴로 투표한 50대 이상 사람들에게는
1) 한 달 전부터 비자 신청
2) 영사관 앞에서 줄 서서 기다려서 인터뷰 보기
3) 지난 3년 재정상황 다 공개하기
4) 가서 어디서 지낼 건지 뭐 볼 건지 여행 계획서 자세하게 써내지
5) 혹시 취업할지 모르니 보증인 주소 대기
6) 마지막으로 서류 한 뭉치 들고 공항 도착하면 세 시간 줄 기본에 불친절한 입국 심사관이 또 반복하는 질문 몇 번이나 대답하기 바란다. "왜 왔어요? 얼마나 있을 거예요? 직장 있어요? 직장에서 뭐해요? 통장에 얼마 있어요? 일하러 온 거 아니죠? 아는 사람 있어요? 왜 있어요? 그 사람은 일해요?"
농담만이 아니다. 실제로 젊은 영국인들은 5년 이내에 27개국에서 공부하고 일할 권리, 살 권리를 뺏기게 된다. 나가는 건 이민이 아니라 들어오는 사람만 이민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이들의 투표 결과다.
이번 선거에서 제일 쇼크가, 캐머런 총리의 오랜 친구였던 전 런던 시장 보리스 존슨, 마이클 고브 등의 배신이었다. 사실 나도 보리스 존슨에 대해 많이 아는 건 없었지만 이번 일로 완전 돌아서게 됐는데, 알고 보니 예전 시절부터 기레기로 유명했다. EU 법령 때문에 영국 초콜릿은 코코아 버터 함량 기준이 모자라서 초콜릿이라 부를 수 없고, 베질렛(Vegelate)이라 불러야 할 거라는 식의 기사를 내곤 했다(그런 법령 없다). 그 외에도 엄청난 안티 EU 프로파간다로 유명했다는데 어떻게 이렇게 오래 살아남았는지는 그야말로 미스터리.
이 사람은 핵폭탄 터져도 죽지 않을 바퀴벌레 본능에 더해 신출귀몰한 재주가 하나 더 있으니, 정치적 본능이다. 이번에 극우 정당 Ukip 지지자들을 보수당으로 싹 쓸어오고, 보수당 내의 투덜이들도 자신 쪽으로 데리고 오고, 기세를 몰아 캐머런 총리까지 몰아내면 다음 수상 자리 꿰찰 수 있을 거란 계산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 사람은 트럼프와 비슷하면서 그보다 훨씬 똑똑하고 기민하여 문제다.
그렇지만 이 사람도 아마 이길 거라고는 생각 못 했나보다. 당장 투표 결과 나니까 얼떨떨한 사람들 꽤 있었는데, 보리스 존슨 역시 "아니 뭐, 서둘러서 꼭 탈퇴 할 필요는 없고..." 이딴 소리 하고 있다. 그렇겠지. 정치적으로 이용할 계산이었겠지 무슨 계획이니 뭐니 있었겠니. 이 사람은 EU 멤버십도 무슨 밀당 놀이인 걸로 착각하고 있다.
실제로 EU 반응은? EU가 가마니 취급하면 가만히 있을까?
아직 멤버가 탈퇴한 전례가 없다. 하지만 이민자 싫다는 극우 세력이 점점 거세지는 나라는 수도 없이 많다. 영국이 빠져나가는 걸 그래그래 빠이빠이 곱게 보내주면 다른 나라도 어? 괜찮네? 하고 빠져나갈까 무서우니 심히 어렵게, 힘들게, 최고 난이도 장애물 코스로 구성하여 무조건 손해임을 온 천하에 보여줘야 한다. 천천히 밀당 네고 하면서 쉽게 봐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EU는 오늘 아침 당장 "방 빼! 당장 빼!" 라고 나왔다. 이렇게 안 나오면 당장 프랑스, 네덜란드 등등 국민 투표하자는데 넘쳐 나는데, EU 와해는 시간문제다. 하지만 너무 구박해서 영국이 망하면 유럽 전체에 영향이 간다. 당장도 파운드만이 아니라 유로도 떨어졌다.
한 커플이 이혼하는 데만도 얼마나 오래 걸리는데, 이 정도 스케일의 분리는 사실상 10년은 걸린다고 봐야 하고, 독일 통일 후에도 경제 침체 한참이었는데 이번 건은 말할 것도 없다. 영국 정말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보리스 존슨은 정치를 게임으로 보는 사람이라, 캐머런 총리가 나가고 나서 EU와 밀당 해 보고, 경제 지표 너무 안 좋거나 스코틀랜드가 정말 독립한다 나서면 또 다시 국민 투표 콜 하고, 아니면 "다들 아시죠?? 제가 정치 생명 걸고 Brexit를 위해 싸운 거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탈퇴 없던 걸로 하고, 이민자 막는 법안은 EU에서 따냈으니까 우리 그걸로 퉁치고 넘어가죠? 이민자만 막으면 우리 해피하잖아요 그쵸그쵸?" 식의 구렁이 담넘기 시연도 도전하지 않을까 한다. 어차피 국회에서 통과돼야 탈퇴 조항 액티베이션이 가능하다.
젊을수록 잔류
교육 수준 높을수록 잔류
런던/스코틀랜드/북 아일랜드 거주자들은 거의 백퍼 잔류
소득 수준 높을수록 잔류
탈퇴를 찍은 이들은 몇 타입으로 나눈다.
초반에는 런던 밖,
영국 중부 Midland 에 사는,
주로 교육 수준 낮고 특별한 기술 없이 육체노동 하며 실업률 높은 동네에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소수의 상류층 사람들.
그래서 설마 Brexit가 통과 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 못했다. 그런데 탈퇴 쪽 캠페인이 퍼지면서 이게 좀 이상하게 샜다.
더 이상 영국 정부가 아닌, 우리가 뽑지 않았고 우리 사정도 모르는 브뤼셀 전문 정치꾼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
EU에 돈을 갖다 붓기만 하고 하나도 받는 게 없다.
EU에 잔류하면 난민들 막 받아들여야 하고, 터키도 받아들이고 북아프리카까지 받아들인다는데 그럼 우린 지금보다도 더 많은 이민자들이 몰려온다.
EU의 낮은 퀄리티 이민자들을 아무런 통제 없이 받는 것보다, 지금 너무 찍어 누른 비 EU의 고퀄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자.
우리나라는 우리가 다스리자.
EU에 바치는 돈으로 국민 건강 서비스에 투자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하지만 투표 결과 나오고 몇 시간도 되지 않아 극우 Ukip 리더 파라지는 '내가 그런 말 한 적 없고 와전이고 실수다' 시전).
EU에서는 군대를 준비 중이다.
등등의 억측 주장이 SNS로 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대하지도 않겠다던 잔류 캠프는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300 명의 역사가들이 EU 탈퇴는 바보짓 성명을 사인했고, 온갖 비즈니스 리더들과 세계 정상들도 하지마하지마하지마 아니 얘네들이 뭐래? 하지마!! 한 마디씩 도왔지만 이미 분위기는 바뀌어 있었다.
전문가들 믿지 마. 걔네들이 너네를 위해 해준 게 뭐 있어?
엘리트들 믿지 마. 다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하는 말이야.
지금까지 그렇게 잘났다는 사람들 믿어서 우리한테 득 된 게 뭐야?
무려 Bank of England 은행장의 'Brexit는 경제에 아주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발언까지 욕먹었다. 왜 니가 끼어드냐!! 너도 걔네들 편이지!! 권력을 그렇게 쓰는 건 나빠요!! 란 의견이 넘쳐났다.
거기에다가 지금까지는 그냥 물려받은 재산으로 우아하게 살고 계시던 eurosceptic 상류층분들까지 가세했다. EU는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문제고, 많이 뜯어고쳐야 한다는 식으로 끼어드니 속으로 위기감을 좀 느끼던 중산층 지지자들도 이제 쉽게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탈퇴 지지한다면 무식한 인종차별주의자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EU 자체의 불합리함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이해하는 깨시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서다.
그리고 이번 선거가 무조건 이민자를 막자는 선거도 아니었다. 오히려, 위에서 말했듯이 영국이 EU의 어중이떠중이 수거반이 되어서 온갖 복지 혜택이 그 쪽으로 새게 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극하게 통제해 온 비 EU(한국 포함된다!!)의 고퀄 이민자들을 훨씬 더 받자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영국이 뭐 대단한 나라도 아니고, 우리 앞가림도 못 하는 상태에서 난민들 돕고 다른 유럽 국가 돕고 나서느니, 그냥 우리 살림이나 잘 챙기고 좀 더 좋은 이민자들을 전 세계에서 받자... 하는, 아주아주 그럴듯한 주장이 마지막에 돌았다.
물론, 그러려면 팔다리 자르고 집 불태워야 한다는 얘기는 안 넣어서 문제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최선은, 탈퇴 캠프에서 이민자 통제 약속을 EU에서 받아내고 탈퇴 포기.. 이지만 그걸 EU가 쉽게 받아들일지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런던 직종이 거의 서비스업, 금융 쪽이고 최근에 테크가 많이 늘어났는데, 얼마나 직장이 쉽게 옮겨갈 수 있는지를 체험할 수 있을 거라 본다. 테크? 다른 데에 사무실 세우는 거 얼마 안 걸린다. 금융? 핀테크의 최대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 EU 내에 있었기 때문에 유럽 HQ가 포진해 있었는데, 정말 탈퇴라면 과연 얼마나 갈지는?
스코틀랜드에 왔던 트럼프.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잘했어요 스코틀랜드" 어쩌고 트윗했다가 "Scotland voted IN, you moron" 욕먹었다. 무서운 건, 영국에서 이게 가능했으면 미국도 트럼프가 가능....??
위에서 말했듯이 '전 세계에서 고퀄 이민을 받자'라는 주장이 강세이므로, 어쩌면 한국인들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가 있다. 유럽 이민이 통제 된다 하면, 예전에 꿀비자라 불렸던 Tier 1(무제한 취업 비자)의 부활도 다시 한 번 기대해 볼 수 있겠다. 물론 그 때에도 영국에 오고 싶을 지는... 가봐야 알겠다.
길고 긴 글 끝. 뭔가 빼먹은 거 있다 싶지만 너무 길어져서 어쨌든 끝.
덧1:
탈퇴 캠페인의 음모론자들의 활약. 연필을 가지고 가면 지워버리고 잔류표로 처리할 가능성이 있으니 꼭 펜을 가지고 가라는 음모론이 트위터에 돌았다. usepen 해시태그. 환장한다. 아, 혹시 모르니까 독일산이나 그 외 유럽제 펜 쓰지 말고 꼭 영국 펜 쓰라는 조언까지. 그리고 아마존에서 펜 지우개가 품절 된 걸 보고 '역시 우리 표를 다 없애버리려 공작 중이다!' 이야기도 돌았다.
덧2:
탈퇴 결정 이후 영국 구글에서 "EU가 뭐야?" "EU 탈퇴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검색율이 치솟았다고 한다. "잘 모르고 탈퇴하자 표 찍었는데... 설마 정말 그렇게 될 줄은 몰랐고요... 좀 후회되기도 하고요..." 식의 인터뷰도 슬슬 나왔다. 환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