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angpa Jun 02. 2018

브렉시트 투표 이후로 현실 부정

2016년 7월 4일

브렉시트 투표 이후로 현실 부정 + 분노의 키배 및 현실에서의 분노 폭발 + 반항 + 어차피 가치 떨어진 파운드 써주겠다는, 저 답지 않은 쇼핑질 + 이민 도모 + 그리고 요즘에는 심한 우울 중입니다. 신문 사이트 5초마다 F5 눌리던 것도 이젠 포기하고, 젊을 때도 안 하던 분노의 키배도 그만 뒀고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만 쉽지 않네요. 

   

제 학부 전공이 정외과인데요, 아프리카 정치 역사 공부는 무지 우울합니다. 실패한 국가가 무엇인지 아주 다채로운 버전으로 공부할 수 있거든요. 남아공 자체가 서서히 무너지는 것도 직접 20년 가까이 슬로모션으로 경험했죠. 설마 이게 무너지겠냐 하는데... 무너지더라고요. 이 정도 망했으면 정신 차리겠지.. 하는데 또 기대를 박살 내 주시고요.     


영국을 어디 아프리카에 비교하겠습니까마는, 그리고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어찌 짐바브웨/ 앙골라/ 남아공에 비교하겠습니까마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하죠. 전 세계적으로 뭔가 아주 근본적으로 변한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트럼프가 무려 공화당 노미니가 되는 걸 본다든지, 브렉시트 캠프의 새빨간 거짓말에 한 나라가 넘어간다든지 뭐 등등. 아프리카야 뭐 망한 동네니까 그렇다고 쳐도, 영국/ 미국에서 이 정도일 줄은.     

회복 동안에는 전에 썼던 글 간간히 갈무리해서 올리겠습니다.     


덧:

'그들만의 분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합니다. 남편은 미국의 금융 회사인데 첫 이틀은 투표 어떻게 했는지 몰랐다가 알고 보니 사무실 백 퍼센트가 잔류표를 던졌다는 걸 알고 그 이후로는 사무실에 뉴스 계속 틀어놓고 실시간 분노 표출이...     

제 주위에도 다 비슷한데 - 유럽계/ 이민자가 70% 고, 영국 아닌 다른 곳에서 태어난/ 살아본/ 여행해 본 사람들이고, 다국적 회사에서 보통 일하고, 런던인 분위기에서 당연하겠죠.     

이런 버블 안에서 살아갑니다. 내 밖의 세상에 대해서 뉴스로 보고 수많은 타인들을 거리에서 마주치지만 내가 생각하는 상식은 그냥 내 버블 안에서 상식이고 밖에서는 적대시하고 있다는 걸 깨달으니..     

에고. 우울.

매거진의 이전글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분노의 타이핑 정리/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