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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06. 2018

영국에 온 지 3년 차에 썼던 글

2016년 12월 17일

* 난 낯가림이 없는 편이라 모르는 사람한테 말도 잘 걸고 그러다 보니 우리 팀에 현재 나 혼자밖에 없고 보스는 거의 자리에 없는데도 사무실에 아는 사람 엄청 많다. 우리 층에 있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리셉션 언니하고도 친한 척하고 탕비실 정리해주는 아주머니하고도 농담 따먹기 자주 한다.     


* 아주머니가 어제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남아공에서 20년 살다 왔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런던에 온 지 얼마나 됐냐고 물었다. 3년 됐다고 했다.     


"어머!! 3년인데 영어 진짜 잘하네!!"     


음. 네. 감사합니다 -_;     

좀 떨떠름해 있으니, 억양이 백퍼 영국식 아닌 것 빼고는 정말 모르겠다고 더 칭찬해준다. 그만해!! 그만하란 말야!!     


* 신랑이 어제 회식에 갔다. 러시아 출신 여자가 있었다고 한다.     


여자: "어디에서 왔어요? 

신랑: "South Africa (남아공)요." 

여자: "South Africa에 무슨 나라요?"     

사실 이런 질문 꽤 자주 받는다. South Africa가 나라라는 것을 모르는 거다. 물론 외국인이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면 용서해줄 수 있긴 한데, 캐나다 사람한테도 똑같은 질문 받은 적 있다.     

여자: "에이! 거짓말이죠! 아프리카 사람이라고요?" 

신랑: "맞는데요." 

여자: "아프리카 사람은 그렇게 안 생겼는데!" 

신랑: -_-; 

여자: "아니 진짜, 영어도 하고, 아프리카 사람처럼 안 생겼는데 진실로 아프리카 사람?"

신랑: "아프리카 사람은 어떻게 생겼는데요?" 

여자: "저 이집트에 가봐서 아는데... 당신처럼 안 생겼거든요!! 영어도 못하고! 얼굴 색깔도... "

신랑: "얼굴 색깔이...?" 

여자: "(우물쭈물하다가) 하여튼 다르다고!"     

아아. 뻘쭘.     


* 물론, 이 얘기 하려면 내가 처음 이민 갔을 때 얘기 해야지.     


친구: 너 어느 나라에서 왔어? 

양파: 한국. (South Korea) 

친구: (잠깐 생각하다가) 그거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야? 

양파: (흠칫) 아, 아니.     


* 난 성이 주 씨다. 그래서 가끔 이런 대화 한다.     


양파: 나 결혼하면서 성을 바꿨거든. 결혼 전에는 성이 '주'였어. (Jew, '유태인' 발음에 가까움) 

친구: 진짜?? 한국계 유태인?? 

양파: ㅡ,.ㅡ 응. 

친구: 어머! 아시아 쪽에도 유태인 후손들이 사는구나! 

양파: ..................ㅡㅡ     


* 이런 농담은 내가 아시아계니까 가능하긴 한데..     

친구: 오오! 방금 저거 봤어? 

양파: 아니? 뭐? 

친구: 그걸 못 봤어? 

양파: 난 눈이 찢어진 눈이라서 그런 거 잘 못 봐. 

친구: ....0_0 그, 그래? 

양파: 그럴 리가 없잖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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