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3일
"그래서 남자도 득 본 거 없거든!! 남자라고 살기 편한 것도 아니거든!!"
내 말이.
성추행범, 강간범들에게 관대한 사회가 정상적인 남자에게 엄청 이득인가요? 아니죠. 오히려 성범죄로 인해 여자들이 엄청 움츠러들어서 피해의식도 늘어나고, 그만큼 보통 남자는 데이트하기 힘들고 변태 취급 받기 쉽죠. 남자도 성범죄자들 말고는 이득 보는 사람 없어요. 그런데 왜 관대하지? 왜 피해자 탓하지?
가정에서 여자라고 차별하는 거, 대부분은 아들한테 큰 특혜 아니에요. 별 대접 아니라서 대접받은 사람은 대접받았는지도 모르더라고요. 반찬 좀 몰아주는 거. 손님 왔을 때 커피 타라 과일 내와라 소리 안 듣는 거. 명절에 전 안 굽고 티브이 보는 거. 냉장고에서 뭐 먹으려면 오빠 먹을 거니까 건드리지 말라고 엄마가 잔소리했는데 나중에 들어온 오빠는 관심도 없는 거. 오다가다 듣는. 딸이야 시집가면 그만이지만 우리 든든한 아들! 이런 말. 오히려 아들 입장에서는 더 부담스러울 수 있죠. 딸한테는 기대도 안 하는데 아들한테는 집안 기둥이니 뭐니 하잖아요. 밥 좀 덜 챙겨주더라도 그런 부담 안 받았으면 하는 남자도 꽤 있을 걸요. 근데 왜 안 고치지. 왜 작은 거 가지고 무시 받았다는 느낌 들게, 너는 딸이라서 덜 중요해라는 느낌 들게 하지? 명절에 티브이 보면서 쉬어서 수능 성적 1점이라도 올라갔나? 딸 안 주고 아껴뒀던 갈비 먹어서 키 1센티 더 컸나?
여자라고 취업 잘 안 되고 경력 끊기는 거, 그게 과연 남자한테 좋나요. 결혼할 여자들이 그 때문에 더더욱 결혼 상대의 능력을 보게 되고, 능력 있고 좋은 직장 가진 남자는 소수죠. 그냥 둘이서 마음만 맞으면 즐겁게 연애하고 꽁냥꽁냥 살면 좋겠구만. 임신 출산으로 여자 자르면 대부분의 남자가 이득을 보나요? 아뇨, 손해 봅니다. 부양의 의무 더 강해지고요, 그 고급인력을 잃는 건 국가적인 예산낭비기도 하죠. 그런데 왜 안 고치지. 일하는 시간 확 줄여서 가정과 일 양립 가능하게 하면 다 편할 텐데, 그래서 일 할 사람 모자라면 일자리도 늘어날 텐데. 야근시킨다고 남자가 대접받았다는 느낌 드는 거 아니잖아요? 여자보고 야근 못 할 것 같다고 고용 안 하는 게 사회 전체적으로 이득이 아닌데 왜 그러지. 그냥 야근 안 하면 다 좋잖아.
성인 여자를 십 대 어린아이로 이미지 덧씌워서 판다고 보통 남자들 살림살이 나아지나요? 디지털 성범죄로 한 살림 마련한 남자가 소라넷 등등 말고 있나요? 성욕이 있는 여자를 걸레 취급해서 과연 남자들 성생활 더 나아졌나요? 성 경험 있는 여자들 보고 걸레라고 욕하니까 더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원하던가요? 아니잖아요. 여자의 성욕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사회면 남자도 더 좋은 거잖아요. 그런데 왜 계속 찍어 누르지? 주체적인 존재보다는 수동적인 인형을 원하지? 여자들보고 외모 지적질 비하짓 할 때마다 남자들 세후 수령액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왜 그래요?
남자가 받는 대접이란 게 별거 아니면서 여자들 기분만 더러워지게 하는 거 많아요. 백화점 들어가는데 직원이 훑어보고 좀 있어 보이는 사람한테만 종이봉투 하나 내민다고 합시다. 못 받은 사람 엄청 기분 나쁘죠.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받은 사람이 로또 맞은 듯 기쁘냐 하면 아니에요. 그냥 종이봉투에요. 들고 다니기 더 귀찮을 수 있죠. 성차별이 비슷합니다. 이득 본다는 그룹도 대박 특혜보다는 자잘한 것이 많은데 그 특혜 주느라 다른 그룹에 가는 해는 엄청 많고요. 포르노 한 장르 몰카의 작은 이득으로 엄청난 피해자가 양산되듯이요.
여성 상대 범죄가 엄벌 받고 엄청 줄어들어서 여성 밤길이 안전해진다고 남자들이 손해 보지 않겠죠. 디지털 성범죄 싹 없어져서 몰카 못 본다고 남자들 인생 끝장나지 않고요. 성추행 성폭행 다 근절 되어서 여자도 아무런 걱정 없이 군대 갈 수 있는 상황이면 남자들도 좋겠죠. 직장 성차별 없어져서 결혼해서도 일하는 게 쉬우면 여자들이 더 쉽게 아이 낳겠죠. 그런데 왜 안 하지. 그렇게 하면 좋을 텐데. 남자들도 딱히 득 봤다고 못 느낀다는데, 살기 편한 것도 아니라는데, 왜 안 고치지.
덧.
여자도 군대 가라!! 하면, 지금 현재 장교인 여군들도 성추행 성폭행 문제가 늘 터져 나오는데 사병으로 가면 감당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포함한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