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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May 25. 2018

30대의 대기업 사원이라 하자

2017년 8월 2일

한국. 


일찍 일어나서 화장하고 머리한다. 안 하면 잔소리 듣는다. 힐 신는다. 출근길에 몰카, 치한 조심한다. 당한 적도 있고 당했다는 친구도 많다. 자리에 앉는다. 립스틱 색깔이 야하네 어쩌네 오지랖 듣는다. 시집 가냐, 데이트 하냐 역시. 그나마 본인 앞에서 하는 말이 그 정도고 뒤에서는 여직원 품평 음담패설 오가는 거 다 안다. 임신했는데 티 보내고 있다. 지하철 임산부석에는 50대 아저씨가 앉아있고 임산부 표시에 까맣게 누가 낙서해 놨다. '한국 여자들처럼 편하게 사는 여자들 없다' 소리 듣는다. 탁현민의 소송 기사와 왁싱샵에서 살해된 여성 기사를 본다.     


런던. 


출근한다. 일 한다. 임신했다고 말한다. 축하 듣는다. 임신했어요 배지 달고 있으니 지하철 타면 자리 양보해준다. 퇴근한다. 남녀 성별 격차 기사를 보며 페미니즘이 갈 길이 멀구나 한다.     


- IT 빼놓고 출근 복장이 완전 캐주얼한 곳은 별로 없지만, 여자가 차려입는 곳이면 남자도 차려입는다. 화장 안 했다고 ㅈㄹ할 사람 없다.

- 지하철 내에서 추행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고 아주 가끔 그런 얘기 들은 것 같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경험한 적 없고 경험한 지인도 없다. 

- 노약자/임산부석에 남자들이 앉아있을 수 있다, 당연히. 임산부 전용석도 아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임산부, 혹은 임산부 배지 달고 있으면 저 멀리에서라도 보고 자리에 앉힌다. 앉아있는 사람보고 '저기 임산부 있어요'라고 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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