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일
일찍 일어나서 화장하고 머리한다. 안 하면 잔소리 듣는다. 힐 신는다. 출근길에 몰카, 치한 조심한다. 당한 적도 있고 당했다는 친구도 많다. 자리에 앉는다. 립스틱 색깔이 야하네 어쩌네 오지랖 듣는다. 시집 가냐, 데이트 하냐 역시. 그나마 본인 앞에서 하는 말이 그 정도고 뒤에서는 여직원 품평 음담패설 오가는 거 다 안다. 임신했는데 티 보내고 있다. 지하철 임산부석에는 50대 아저씨가 앉아있고 임산부 표시에 까맣게 누가 낙서해 놨다. '한국 여자들처럼 편하게 사는 여자들 없다' 소리 듣는다. 탁현민의 소송 기사와 왁싱샵에서 살해된 여성 기사를 본다.
출근한다. 일 한다. 임신했다고 말한다. 축하 듣는다. 임신했어요 배지 달고 있으니 지하철 타면 자리 양보해준다. 퇴근한다. 남녀 성별 격차 기사를 보며 페미니즘이 갈 길이 멀구나 한다.
- IT 빼놓고 출근 복장이 완전 캐주얼한 곳은 별로 없지만, 여자가 차려입는 곳이면 남자도 차려입는다. 화장 안 했다고 ㅈㄹ할 사람 없다.
- 지하철 내에서 추행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고 아주 가끔 그런 얘기 들은 것 같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경험한 적 없고 경험한 지인도 없다.
- 노약자/임산부석에 남자들이 앉아있을 수 있다, 당연히. 임산부 전용석도 아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임산부, 혹은 임산부 배지 달고 있으면 저 멀리에서라도 보고 자리에 앉힌다. 앉아있는 사람보고 '저기 임산부 있어요'라고 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