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일
짧은 책이라 금방 읽었다. 하이라이트만 정리. 그래도 깁니다. 영어 많습니다.
셰익스피어 자료 정말 찾기 힘들다 ㅜㅜ
셰익스피어가 직접 쓴 유일한 글과 사회생활
영어에 미친 영향
셰익스피어는 게이였다?
셰익스피어 음모론. 그걸 한 사람이 썼을 리가 없어!
한글 콘텐츠 읽다가 가끔 이질감 느낄 때 있는데, 조선왕조실톡 웹툰 보다가 송강 정철이 나왔을 때가 그랬다. 한국 수험생이라면 관동별곡을 고등학교에서 배우면서 이를 간다고 하지만 난 들어본 적이 없었다. 대신 고등학교 때 셰익스피어 보면서 이를 갈았다. 졸업하고 한참 지나고 나서 어쩌다가 이 책 보다 보니 왜 어린 애들한테 가르치나 싶다. 나이 들어서 보니 훨씬 좋은 걸. 어쨌든. 하이라이트 정리 시작.
오래전에 살았던 사람이니 당연히 기록 찾는 것 힘들다. 1600년대 초니까 선조 정도 때다. 그때의 소설가 한 명이 어떻게 뭘 하고 살았는지 찾는 건 쉽지 않겠지. 그래서 무슨 흔적이라도 찾으려는 이들의 노력이 정말 눈물겨운데, 지난 몇백 년 동안 수만의 연구자들이 그 시절의 거의 모든 기록을 탈탈 뒤져서 셰익스피어의 아버지가 어떤 소송에 휘말렸었는지, 돈 벌면서 세금 얼마 냈는지도 알고 젊은 셰익스피어가 있었을 만한 동네의 모든 주민들의 기록까지 다 훑어서 '이 동네에 살았을 가능성도 있다'이론도 수십 개다.
셰익스피어 관련 저서만 몇백 년에 걸쳐 수십만 권이고 쉼표가 총 몇 개 들어가는지, 'also' 라는 단어를 정말 드물게 썼다는 것까지 다 안다. 무려 "셰익스피어 소넷의 푸아송 분포"라는 논문까지 있다고. 그렇지만 사생활에 대한 기록이나 증거는 뭐 그냥 없다시피 해서 셰익스피어가 애들을 이뻐했는지, 행복했는지, 아내를 사랑했는지, 누구를 미워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유언장에 '제일 좋은 침대 말고 두 번째로 좋은 거 부인한테 남긴다' 정도만 남아있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사실 확실하지 않다.
셰익스피어의 친필 사인이 딱 여섯 개 있는데 그나마 스펠링이... Shakp, Shaksper, Shakspe, Shakspere, Shakspere, Shakspeare. 참고로 현재 옥스퍼드가 선호하는 스펠링은 Shakspere라고. 그런데 그 시절에는 스펠링이 좀 많이 창의적이었나보다. Walter Raleigh 의 이름도 그 시절에는 Raleigh, Raliegh, Ralegh, Raghley, Rawley, Rawly, Rawlie, Rawleigh, Raulighe, Raughlie, or Rayly 등등 다양했다고.
셰익스피어가 희곡 말고, 본인으로서 쓴 글이 딱 두 개 남아있는데 시집 출간하면서 쓴 헌정사다. 읽어보면 아니 아무리 물주 후보님이신 귀족이라도 열여덟 살 애한테 이렇게까지 써야 하나 싶은데 -
"I know not how I shall offend in dedicating my unpolished lines to your lordship, nor how the world will censure me for choosing so strong a prop to support so weak a burden: Only, if your honour seem but pleased, I account myself highly praised, and vow to take advantage of all idle hours, till I have honoured you with some graver labour. But if the first heir of my invention prove deformed, I shall be sorry it had so noble a god-father, and never after ear so barren a land, for fear it yield me still so bad a harvest. I leave it to your honourable survey, and your honour to your heart's content: which I wish may always answer your wish, and the world's hopeful expectation.
"Your honour's in all duty,
"The love I dedicate to your lordship is without end; whereof this pamphlet, without beginning, is but a superfluous moiety. The warrant I have of your honourable disposition, not the worth of my untutored lines, makes it assured of acceptance. What I have done is yours; what I have to do is yours; being part in all I have, devoted yours. Were my worth greater, my duty would show greater; meantime, as it is, it is bound to your lordship, to whom I wish long life, still lengthened with all happiness,
"Your lordship's in all duty,
와와. 비굴비굴. 와. 레알 "사회는 실전". 이렇게까지 아부해야 하나 싶은데... 이에 대해 빌 브라이슨은 "솔직히 동시대 다른 작가들에 비교했을 때 저 정도면 나름 점잖은 거다, 비굴 게이지 풀로 안 돌렸네" 라고 한다:
...his rivals' obsequious dedications, not incidentally, make Shakespeare's entreaties look restrained, honest, and frankly dignified.
진짜? 정말? 저게 나름 체면을 지킨 거라고??
뭐 이거야 유명하지만, 자주 쓰이는 표현 중에 10% 가 셰익스피어에게서 나왔다니 대단. 새로 만들어낸 단어도 아주 많다. 그나저나 그때와 발음이 달라진 단어에 놀랐다. 그때는 발음이 비슷해서 시에 rhyme으로 들어간 단어 세트가
- satiety and variety, fast and haste, bone and gone, entreats and frets, swears and tears, heat and get.
힛 이랑 겟이랑 라임이었다니. 헷, 겟 이었을까? 아니면 힛, 깃? Plague는 wage랑 라임. 읭?
희곡 말고 소넷 모음집이 출판되었을 때 셰익스피어가 상당히 당황했다는 말이 있다. 개인 소장용인데 확 내 버린 그런 느낌? 그 소넷 모음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는데 1부가 훨씬 길다. 그런데... 두둥!!! 1부에서 나오는 사랑 얘기가 남자 대상이라고. 나도 고등학교 때 배운 시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상대가 남자였다니!! 남자였다니!!?? Darling buds of may 가 남자...?
이에 대해 많은 후세인들이 멘붕을 하고 특히나 빅토리안 시대 학자들은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고 한다. 아니 그냥 여자 입장에서 쓴 거다, 자기 얘기는 아니다 뭐 등등. 저 위의 '사회 생활하기 위한 헌정사' 대상이 애인이었다 등의 말도 있는데 뭐 모르지. 그나저나 그 사람 이름이 Wriothesly라서 '라이어디즐리'로 읽는 사람 있는데 아닙니다. '리즐리'로 읽습니다 (...) 영국에 그딴 식으로 스펠링이랑 발음이랑 완전히 따로 노는 이름 많아요 ;ㅁ; Featherstonehaugh는 '팬쇼'로 읽습니다. 인생이 글쵸 뭐.
대학도 못간 시골 출신이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이렇게 많이 남겼을 리가 없다!! 하여, 19세기부터 '이 사람이 진짜 작가였다!' 버전이 꽤 많이 돌아다녔다고 한다. 지금 현재 약 50명의 후보가 있다고 한다만 정말 다른 사람이었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듯.
피곤해서 이 정도로 날림 정리 끝. 짧고 재밌습니다. 일독 추천.
https://www.amazon.co.uk/Shakespeare-World-Stage-Bill-Bryson/dp/000719790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