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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3. 2018

일반화 하지마라, 남자 조심. 하나만 해라 하나만

2017년 7월 24일 ·

모든 남자가 그런 건 아니니까 일반화하지 말란다. 

그리고 남자 조심하라는 말도 더한다. 하나만 해 하나만.     


데이트 폭력 당한 여자가 경험을 말하면, 일반화하지 마. 네가 남자를 조심 안 했으니까 그렇지.     

그런데 가벼운 언어폭력이라도 데이트 폭력을 한 남자가 80% 이라는데, 일반화 하지 말까요? 어떤 남자를 조심해야 하나요?     

몰카, 디지털 성범죄 얘기를 하면, 일반화 하지 마. 여자들이 조심하고 다니면 몰카 같은 거 안 당하지. 남자 보는 눈이 없으니 당하지.     

그런데 성범죄 담당 현직 판사도 몰카 찍는데, 어떤 남자를 조심해야 하나요? 거의 모든 직군의 남자들이 포진해 있는 범죄 집단인데, 어떤 남자 골라야 하나요? 의사? 변호사? 고급 공무원? 대기업 사원? 싹 다 성범죄 관련 기사에서 자주 본 직군인데요.     


성희롱, 성차별 발언, 구조적인 차별 얘기하면, 일반화하지 마. 니가 직장을 잘못 골라서 그렇지. 능력이 없으니 그렇지.     

그런데 한국 거의 모든 대기업의 여성들이 한목소리로 구조적인 차별을 얘기하고, 대통령 최측근 2급 행정관도 여중생을 강압적으로 윤간했다는 내용을(사실이든 판타지든) 자랑스럽게 책으로 내놓고, 현직 검사도 여고 앞에서 음란행위하고, 온갖 회사의 CEO들도 성희롱 성추행으로 걸려 들어오는데. 어느 직장에서 일해야 하나요? 무슨 능력을 키워야 하나요? 엄청 능력 키워서 장관 되어도 대통령 옆에는 탁 씨 같은 사람 있으니 같이 일해야 하는데요. 검찰, 청와대도 저 모양인데 어디 가야 하나요?     

성매매 한 남성 비율이 50% 가 넘는다는데, 조심 좀 할 수 있게 '나는 성매매 했습니다' 딱지 좀 달고 다녀주죠. 그래야 안 한 남성들이 피해를 덜 보죠.     

남편에게 얻어맞아도 남편 잘못 고른 여자 탓. 

회사에서 잘려도 회사 잘못 고른, 능력 없는 여자 탓. 

몰카 당해도 조심 안 한 여자 탓. 디지털 성범죄 역시 사귄 남자 잘못 고른 여자 탓. 성매매 남자 때문에 성병 옮은 여자도 남자 보는 눈이 없어서 문제. "가해자가 잘못했다는 거는 당연한 말이고!" 라면서 "그러니까 여자가 조심해야지!" 하는데, 가해자 얘기 좀 더 하면 안 되나요.     

어쨌든 그래서, 얼마나 조심하고 얼마나 골라야 하나요. 고르면 또 고른다고, 주제에 눈 높아서 지랄이라 할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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