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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Mar 23. 2018

북경 견문록

2017년 9월 12일

10년 전에 잠깐 관광 왔었던 이후로 이번이 처음인데 내가 북경에서 무려 24시간도 넘게 있었으니 좀 전문성을 가지고 썰을 풀어보겠음.     


- 하늘은 늘 푸름. 북경 공기 안 좋다는 거 개뻥이었음. 어제 아침도 파랬는데 오늘도 파람. 

- 별로 안 더움. 날씨 선선하고 괜찮음. 

- 내가 무려 북경 시내 0.5 킬로 반경을 좀 둘러봤기 때문에 잘 알고 하는 말인데, 거리 되게 깨끗하고 새 건물 많고 서울이랑 비슷함. 

- 중국 사람과 별로 안 다르게 생겨서 다들 중국말로 말 거는데 내 평생에 니하오 들을 때마다 이렇게 기쁜 건 처음임. 왜냐면 그 말밖에 알아듣는 게 없어서 (...). 말 못 알아듣는 거 보이면 조금 더 천천히, 짧게 말해주거나 좀 더 크게 말해주는 사람도 있음. 아니 그래도 못 알아듣는다규우우우우우!! 아무리 친절하게 말 해줘도 벙쪄 있으니 불쌍하게 봐주는 사람도 있었음. 물론 '바보 아냐?' 란 표정만 보이는 사람도 있음 ㅡ.ㅜ 한자 공부 좀 할걸. 중국어 공부 좀 할 걸. 니하오 말고는 할 줄 아는 말이 없냐. 

- 북경 호텔 한 군데를 집중 탐구한 결과, 상당히 좋다는 결론을 내림. 아침밥도 맛있었음.     

...........그니까 북경 도착하자마자 그냥 호텔이랑 사무실만 왔다 갔다 했다는 말입니다 ㅋㅋ 날씨는 좋아요!    

 

그런데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 가려고 하던 중.

     

양파: "단링찌에" 여기 가야 한다고 말함. 

기사: "에?"

양파: "단링찌에?"

기사: "에?"


교통경찰 비슷해 보이는 여자분이 오셔서 주소를 보더니 기사분에게 말해줌. 


경찰: "단링찌에"

기사: "아! 단링찌에"     


....이씨. 왜 내가 말 하면 못 알아들어 ㅜㅠ     


그러고 보니 아일랜드 갔을 때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남. 얘는 부모님이 아일랜드 출신이지만 남아공에서 태어나서 억양은 완전히 남아공 영국식임. 아일랜드 와서 뭐 하나 시키는데 소세지 밥(소세지 들어간 빵 종류)를 시켰다고 함.     


로스: "소세지 밥, 플리즈"

직원: "왓?"

로스: "소세지 밥?"

직원: "왓?"


(무한반복)


로스는 지나가는 사람이 소세지 밥 먹는 거 보고 저거 달라고 말함. 


직원: "아! 소세지 밥!"     

로스: ㅠ0ㅠ 왜 내가 말 하면 못 알아들어!     


반전1: 

로스 부인이 중국인인데 중국 억양으로 소세지 밥이라고 말하면 곧바로 알아듣는다고 함.     


반전2: 

그 집 아들이 이제는 완전히 아일랜드 억양으로 말하는데, "아빠 그렇게 말하면 아무도 못 알아듣지!"     

헉. 그런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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