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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5. 2018

은밀하게 건네지던 새까만 봉투

2017년 9월 26일

어렸을 때 생리대 사러 가면 새까만 봉투에 넣어주던 거 기억난다. 같은 여자들끼리도 '생리'는 상당히 금기어였고 이건 해외도 아주 다르진 않더라. 거의 모든 가임기 여성들이 평생 몇십 년 동안, 매달 하는 생리. 나처럼 일주일 내내 하는 여자는 최소 30년 동안 가임기라 치고 그러면 그중 7년은 생리한다는 말인데 그게 뭐 그리 숨기고 해야 하는 건지 참.     


생리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이번 생리대 파동이 일어났다고 본다. 그런데 이것조차도 꼴 보기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생리'라는 단어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만으로도 참 여자들 살기 좋은 세상이라 한다. 정말  눈뜨고 보기도 힘든 글 보면 진심 궁금해진다. 왜 그렇게 여자를 미워해? 뭐가 그렇게 싫어? 너희들이 그렇게 원하고 바라는 여자 성기에서는 한 달에 며칠씩 피가 나와. 그게 왜 그렇게 싫어? 여자랑 섹스는 하고 싶다면서? 여자가 아이는 낳는 거 원한다면서? 그런데 왜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생리는 그렇게 싫어? 아님 여자들이 당당하게 말하는 게 꼴 보기 싫은 건가.     


그리고, 저런 소리 하는 애들은 소수의 일베 애들이라고 하는데, 몇백만의 일베 애들은 그렇게 쉽게 무시 가능하면서 이미 죽은 지 한참 된, 최대 몇만의 메갈은 뭐가 그리 무서웠을까. 지금도 버젓이 저렇게 달리고 있는 댓글 보면서, 정말 과연 '남혐도 나빠요' 소리가 나오나.     


아. 인류애 사라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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