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일
여기 두 직장인 A와 B가 부부로 살고 있다. 두 아이가 있다.
집이 지저분하다. A의 부모가 집에 와서 잔소리를 한다면 누구에게 하는가?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 누가 월차 내고 아이를 데리러 가는가?
아침에 밥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신발 벗어 던지고 소파에 누워서 티브이 켜는 사람은 누구인가?
저녁에 친구 만나야 하거나 회식한다고 늦게 들어오는 사람은 주로 A인가? B인가?
한 명이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속이 좋지 않다. 그 다음날 해장국을 끓이는 사람은 누구인가?
출근하는 길인데 옷이 구겨져있다. 누가 욕먹는가?
여기서, A와 B 중 누가 여자인지 모르면 답을 할 수 없을 거다. 그래서 좀 치사하게 "돈 더 버는 사람이 집안일은 좀 덜 한다" 혹은 "퇴근 늦는 사람이 집안일을 좀 덜 한다"는 식의 우회작전을 쓸 수 있다. 남자가 좀 더 많이 벌고 퇴근도 늦다는 편견 때문에 그렇다.
남편과 나는 A와 B 직장인으로 산다. 우리 둘은 쌍으로 지저분하고 밥도 대강 돌아가면서 한다. 집에서 소파와 합체하여 딴짓하는 것도 반반씩 한다. 저녁에 친구 만나거나 회식하는 건 솔직히 내가 좀 더 흔하다. 옷은 똑같이 구겨진 채로 출근한다.
그렇지만 시어머니가 우리 집에 오면 욕하는 사람은 나다. 아니 어머니 아들도 똑같이 어질러요. 왜 나한테만 그래? 왜 우리 아들이 아내를 못 만나서 고생한대? 나도 똑같이 벌어.
지난 15년 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다 따져보면 별 차이 없고, 내 비자로 영국 온 거라고. 미국 가는 것도 내 비자로 가는 거고. 근데 왜 나만 욕먹지?
반전:
우리 엄마가 우리 집에 와도 욕먹는 건 나다 ㅋㅋㅋㅋ 아놔 내 편 좀 들어줘 ㅋㅋㅋㅋ 나 살림 못 하는 거 하루 이틀이야? 남편도 똑같은 수준인데 왜 나보고만 그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