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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May 26. 2018

여자는 실제로 차별을 받는가

2017년 10월 2일

얼마 전에 공기관 채용에 여성차별이 있었다는 기사가 났다. 놀랍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런 기사를 보면 또 "그런 식의 여성차별은 흔하지 않다"라는 반론도 들린다. 나도 동의한다. 아주 내놓고 여자라고 떨어뜨리는 정도의 수준 낮은 차별은 그리 흔하진 않다(그러나 공기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여혐민국 아자아자!!).


명문대 나오면 취업이 더 쉬운가? 당연하지.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고 해도 서울대 출신과 노브랜드 대학 출신이 같이 취업에 도전한다면 누구의 성공률이 높을지 다 안다. 그런 상황에서 "명문대 나왔다고 다 취업되는 건 아니다! 요즘엔 취업 누구나 더 어렵다!"라고 말한다면, 그 자체로는 틀린 말이 아니지만 이 상황에 해당 안 되는 말이기도 하다. 경제학 101에서 배우는 ceteris paribus. 다른 모든 것이 다 똑같다고 할 때, 명문대를 나온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취업이 좀 더 쉽다는 말이잖소.     

다시 말해, 명문대 나오지 않았다고 무조건 떨어뜨린다기 보다는, 명문대 나온 사람들이 _우선순위_가 된다에 가깝다. 특히나 이미 특정 명문대 출신의 사람이 면접을 본다면 후배에게 조금 더 관심이 가기 마련이고, 조금 더 편하기 마련이다. 이래저래 친구도 겹칠 수 있고 다른 인맥으로도 쉽게 연결된다. 인맥을 통한 사람은 훨씬 더 신뢰가 간다.     


여자라고 꼭 빌딩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성희롱당하거나 "여자가 으데 이런 데 들어왔어!" 혼나며 쫓겨난다는 말이 아니다. 명문대 출신들이 아주 조금이라도 더 호의를 얻듯이, 남자이면 조금 더 유리하고, 나이가 어리면 조금 더 유리하고, 면접관이나 회사 사람들과 비슷한 배경이면 조금 더 유리하고, 그러므로 군필 30대 남자가 드글드글한 회사라면 좀 만만한 20대 군필 남자가 보너스 점수 더 따고, 여자라면 성적으로 어필하는 만만한 젊은 여자만 유리하다는 얘기. 

물론 그렇게 들어간 젊은 여자가 좋은 커리어를 갖게 된다는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기존의 남자들에게 성적인 어필로 들어간 여자는 성적인 어필하는 여직원으로 존재하고, 성적으로 어필하지 않는 순간부터 내쳐지니까. 그러므로 살아남으려면 성적으로 어필하는 미모와 애교의 여직원으로 끝자리라도 잡아 앉던가, 아니면 선택 못 당하던가.     


여기서 또또또 글 제대로 안 읽고 "남자라고 취업 쉬운 거 아니거등!!!" 하는 사람 있을 텐데. 학벌이 전부는 아니지만 영향은 미친다.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영향을 미친다. 성별도 마찬가지다. 정말 유치하게 진짜 여자라는 이유로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고, 그저 남자라는 이유로 감점을 안 받는 정도일 수 있다. 어쨌든 영향은 받는다.     

남자가 더 일을 잘하니까 회사에서 고용한다는 사람들은 


"회사들이 명문대 돈 벌어주는 곳 아니고 이윤을 내는 곳인데, 비명문대 학생들이 더 열심히 하면 당연히 고용하겠죠"


란 말을 들으면 어떤가. 한국은 줄 세우는 사회라 당연하다고 생각할라나.     

이래저래 가산점을 받는 이들에게 밀려나서 열심히 할 수 있는 기회,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없다는 게 포인트. 아 물론 한국에서는 아무리 잘나고 똑똑해서 편견 가산점 다 뚫고 올라가도 저렇게 자근자근 밟아주십니다.     


기사 링크: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8126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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