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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6. 2018

이렇게나 피해자들이 힘들게 말하고 있는데

2017년 11월 2일

하비 와인슈타인 폭로 이후로 여기저기서 모가지가 날아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장관이 사퇴하고 몇몇은 아니라고 뻐댕기고 보수당원 40명 리스트가 돌고 있고 Church of England 내에서도 온갖 얘기 터져 나오고 더스틴 호프만도 80년대에 17세 여성 성희롱 성추행했던 거 사과하고 알고 보니 케빈 스페이시가 런던에서 10년 있었다는데 그때 얘기도 줄줄 나오고 있다.    


여기서 또 마녀사냥이다 뭐라 하는 사람들 있다. 꽃뱀 얘기도 나온다. 여자 한 명이 30년 전에 이랬어요! 하면 내 인생 끝나는 거 아니냐 하는 피해 의식 만땅인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275984626명인데 영국 국방장관 얘기 보면 더 그렇게 느낄 만하다. 15년 전에 여기자의 무릎을 만졌다고 사임한단다. 헉, 그럼 10~20년 전에 내가 어깨 만졌다고, 악수했다고, 아님 술 권했다고 어떤 여자가 뭐라 하면 나 꼼짝없이 당하는 거 아냐???     

영국 국방부 장관님은 잔머리 굴리신 듯하다. 설마 무릎 만진 걸로 사퇴하려고. 찔리는 거 엄청 많겠지. 지금 그냥 사퇴하면 무릎 만진 걸로도 책임 느껴서 사퇴한 걸로 끝나지만 좀 더 문제되는 것이 줄줄이 나오면 완전 매장이거든.     


그리고 닐 드그래스 타이슨 이야기와 케빈 스페이시 차이를 보자. 미국에서 엄청 사랑받고 존경받는 과학자인데 이 사람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여성이 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별 주목을 못 받고 있다. (아마도?) 다른 피해자가 안 나와서일 듯하다. 

빌 코스비는 70명의 여성 피해자가 나와도 안 믿어주는 사람 많은데 (본인도 부정하고), 하비 와인스타인 역시 수십 명의 여성 피해자들이 고발하고 경찰 조사 기록도 있고 하지만 그렇게 힘들었다. 케빈 스페이시 케이스도 피해자 상당히 많고, 엄청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쉬쉬했던 분위기다. 피해자들은 이전에도 당한 사실에 대해서 가해자 이름만 빼고 말한 전적이 보통 있다. 

기네스 팰트로우도 인터뷰에서, 다른 이들 역시 지면으로, 이메일로, 그 외 다른 방법으로 당했던 일을 일관되게 진술한 경우가 겨우 뉴스로 뜬다. 더스틴 호프만의 케이스는 여성 한 명이었지만 성희롱은 사람들 앞에서도 있었으니 목격자도 있었을 거고, 그녀가 당시에 당했던 일을 자세하게 일기로 남기면서 언니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었고, 다른 이들도 당한 후 에이전트나 변호사, 회사, 상사 등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지금 검색해보니 두 번째 여성이 뜨는 군 ㅋㅋ 이 사람 역시 에이전트에게 피해사실을 말했고, 에이전트가 '그 사람 원래 그렇다고 오랫동안 소문이 자자하다 했다고).     

엄청 대단하게 몇십 년 동안 아주 뻔뻔하게 별 희한한 짓 해온 사람들, 그러고도 높은 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 리스트가 대단 엄청 무지막지하고 그런 경우에도 끌어내려지는 이는 소수이니 걱정 안 해도 될 듯. 분하지만 이제 시작이고, 아직도 증거증거증거증거가 명백하거나 피해자 리스트가 한 다스 되기 전까지는 피해 여성을 안 믿어주는 분위기라.     


그나저나 성희롱/추행 문제라면 한국에서도 실직할 분 많으실 거 같은데 ㅡㅡa 당장 이번 주부터 술자리에서, 직장에서, 조심하십시다! 아슬아슬한 단톡방 닫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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