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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8. 2018

요즘 소개팅 나가기가 무서워요

2017년 12월 5일

요즘 소개팅하기 힘들다는 투덜거림이 기사로 났다[1]. 여자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어찌 답해야 할지 모르겠고,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퇴짜 맞기 일쑤라서 살기 힘들다 정도.     


그렇지. 요즘 젊은 남자로 연애하기 힘들지. 말조심도 참 힘들고.     

그런데 최소한의 거름망으로 거르지 않고 그냥 아무나 만난 여자는? 성공적인 소개팅으로 사귀기 시작하면 술 먹이고 성관계해보려는 시도가 있을까 없을까.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을까. 그래, 뭐 둘 다 좋아서 관계를 가졌다고 하자. 첫 관계를 누가 더 즐길까. 그리고 남자는 말하지 않아도 콘돔을 낄까 안 낄까. 콘돔을 안 꼈다고 하자. 곧바로 임신 위험이 생긴다. 이 남자는 임신했다는 말에 어찌 반응할까. 아, 남자의 반 이상이 성매매해봤다는데, 그럼 관계 후 성병 옮을 수 있겠네. 성병 옮고 HPV 바이러스로 나중에는 암 위험까지. 그런데, 진짜 정말 암과 성병과 임신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 아, 그러다가 낙태하면 형사처벌에 남자의 협박까지. 그리고 입 싼 남자면 내가 사귄 여자가 어쩌고 나불거리고 돌아다닐 것까지. 그것을 다 감수할 만큼, 그만큼 그와의 섹스가 좋냐고 물어보면. 흠냐. 그걸 다 감수하고 밥 한 끼 얻어먹으려고 나가겠냐고 물어보면 흠냐. 그래도 괜찮은 남자가 보편적이라 생각해서 나갔을 거 아님?

     

남자의 반 이상은 성매매 경험자. 상당수는 일베 유저 수백만 명 중 하나. 좀 더 소수는 데이트 폭력, 술 먹고 어찌 해보려 했던 사람 다 치면 강간 미수범도 꽤 될 거고. 이번에 텀블러에 지인 능욕[2], 동생 알몸 사진 올리고 성폭행 모의 등등 기사 났던데[3], 그런데 댓글 달고 좋다고 하는 사람이 글 딱 하나에도 만 명이었다. 그런 글이 수도 없이 나오는데 그런 (최소) 수십만 명 또 다 피해야지. 그 외에도 스토킹 당하다가 죽는 여자, 사귀는 남자에게 맞아 죽는 여자 넘쳐난다. 그게 아니라도 지 마음에 안 들었다는 이유로 지인 능욕 사진 올리고. 하여튼 안 얽히는 게 좋은데.     


그래도 괜찮은 남자가 보편적일 거라고(x2) 믿고 여자들은 소개팅에 나간다. 하도 일반화하지 말라니까 일반화하지 않으려고. 남자들은 틴더 같은 앱에서 여자 만날 때 제일 무서운 게 뚱뚱한 여자가 나오는 거라는데, 여자는 뭐. 살인자가 아니기를 바란다니까 기대치는 상당히 낮다. 그래도 남자들은 무섭다니까 무서운 거 인정해주자. 뚱뚱한 메갈이 나와서 밥값 안 낼까 봐 무섭다고 하자.

그럼 나오기 전에 물어보지 왜. 걔 메갈이냐? 걔 뚱뚱하냐? 걔 밥값은 반 낼 거지? 꼭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소개팅 나가면 된다. 그리고 요즘에 꽃뱀이 많다고 하니 꼭 성관계하기 전에 여자의 서면 동의 육성 동의 녹음 받아서 공증해놓고 하도록. 무섭다면서? 조심해야지. 성폭행 모의 따위, 지인 상대 디지털 성범죄가 뭐 그리 중요하겠음. 점심값을!!! 내야 할지도 모르는데!!! 꽃뱀한테 당할지 모르는데!! 그게 제일 시급한 문제지!! 암. 그럼.     




[1] 소개팅 공포 http://v.media.daum.net/v/20171204200216664?f=p


[2] 지인 상대 디지털 성범죄 https://www.facebook.com/misogynyinkorea/posts/1449133881862560


[3] 동생 알몸 사진 올리고 성폭행 모의http://www.hankookilbo.com/v/1faff92020d94d2ba82f10445354cc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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