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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 HO Feb 23. 2024

사랑은 거미처럼

살짝 행복한 동물이야기 16화 by 양세호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집을 나선 거미가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살 집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장소를 찾아야 했습니다. 여러 곳을 헤매다 햇볕 잘 들고, 바람 잘 통하는 나무를 찾았습니다. 거미는 짐을 풀고 기지개를 시원하게 한 후 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아빠가 가르쳐 준 대로 엉덩이에 힘을 주고 줄을 뽑아 집을 짓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이라 그런지 잘되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혼자힘으로는 안될 것 같아 옆 나무 거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하였습니다. 옆 나무로 가자 크고 아름다운 거미집이 보였습니다. 








그곳에 사는 거미아가씨 또한 아름다웠습니다. 한눈에 반한 거미는 집 짓는 일은 팽개쳐 두고 매일 거미아가씨에게 사랑 고백만 하였습니다. 너무 귀찮아진 거미아가씨는 한 가지 제안을 하였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보다 더 크고 더 화려한 집을 일주일 안에 만든다면 사랑을 받아들이겠어요." 


단 일주일 안에 못하면 다시는 날 찾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거미는 흔쾌히 받아들이고 정확히 일주일 후에 찾아오라고 하였습니다. 집을 한 번도 지어 보지도 못한 초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거미아가씨는 승리를 확신하였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거미아가씨는 거미가 사는 나무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화려한 집도, 커다란 집도, 아름다운 집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거미아가씨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감동적인 집이 있었습니다. 






엉성하긴 하였으나 하트모양의 집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어떤 화려하고 아름다운 집보다도 크고 영원할 거예요." 


거미는 말하였습니다. 거미와 거미아가씨는 조촐하지만 하트 거미줄에서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살짝 행복한 동물이야기 16화 / 사랑은 거미처럼 / 글 그림 양세호 

무단 배포 금지 / Copyright © 양세호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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