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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에서 보컬이 가지는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케이팝이 선보이는 음악 내에서 다양한 멤버들의 보컬로 구성되는 화성과 함께 특정 순간에 폭발하는 강렬한 보컬 등의 요소는 현재까지도 케이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소이다. 그리고 백현(BAEKHYUN)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다양한 보컬의 강점을 선보인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지난 9년간의 활동에서 엑소(EXO)의 메인보컬로 활동한 백현은 타이틀곡을 비롯해 「What Is Love」, 「EL DORADO」등 수많은 곡에서 폭발적인 보컬로 팀의 보컬을 이끄는 역할을 도맡았다. 그리고 수차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지난해 솔로 앨범 『City Lights』로 데뷔하여 자신에게 잘 맞는 분위기의 곡과 보컬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솔로 앨범의 타이틀곡 「UN Village」는 백현에게 어울리는 장르를 찾는 과정이었을 뿐, 백현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실패한 결과물로 마무리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앨범 전반에서 해외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PBR&B 시장의 레퍼런스가 강력하게 느껴지는 점은 백현이라는 아티스트의 능력을 격하시키는 아쉬운 지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발매된 『Delight』는 보다 백현만의 색깔이 가미된 음악이 담겨있고, 그러한 방식을 통해 백현에게 더욱 잘 달라붙는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특히 『Delight』의 타이틀곡인 「Candy」는 많은 사람이 백현이라는 아티스트에게 기대한 다양한 요소로 점철되어 있는 곡이다. 지난 리뷰에서 다뤘던 태민에 못지않게, 백현 역시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백현은 네오소울, 알앤비, 발라드, 팝 등 다채로운 장르를 오가며 그 안에서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는 보컬 능력을 가지고 있고, 퍼포먼스 역시 콘서트에서 솔로 무대를 꾸밀 정도의 실력을 지닌 아티스트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은 백현이 솔로 아티스트로 활동함에 있어 이렇듯 다양한 요소가 잘 버무려진 모습이 발현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UN Village」는 퍼포먼스를 크게 배제한 채 백현의 보컬에 더욱 집중한 형태로 등장했고, 그의 보컬 역시도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기보다는 보다 PBR&B에 치중된 가창이 이어졌기에 다채로운 모습이 이어지길 기대했던 리스너들의 아쉬움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Candy」에서는 보다 다양한 백현의 능력이 발휘되었고, 그렇기에 이전 활동에서 남겨진 아쉬움을 한 층 덜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Candy」는 곡이 전개되는 시간에 있어 그 안에 알앤비의 느낌과 팝의 느낌이 함께 가미된 형상으로 나타난다. 이전의 것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통통 튀는 신디사이저와 베이스가 곡을 이끌어가면서, 그 위에는 백현의 발랄한 보컬이 매력적인 멜로디와 함께 전개된다. 특히 벌스 파트에서는 보다 진득한 알앤비의 느낌을 띠는 소리가 자리하는 동시에 백현의 보컬 역시 이전작과 비슷하게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피비알앤비 풍의 가창을 이어간다. 하지만 후렴에 들어서는 드럼과 강렬한 신디사이저가 가세하고, 이와 함께 백현의 보컬 또한 더욱 강렬하고 간결한 팝의 형태로 변주하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선사한다. 후렴에서 백현의 보컬은 기존 엑소의 많은 곡에서 선보인 상쾌하면서도 강렬한 팝 보컬로 변모하며, 그 노랫말은 기존의 많은 곡에서 차용되었던 “사탕”이라는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상대가 아닌 본인 스스로를 사탕에 비유하는 독특한 작법으로 더욱 발랄한 느낌을 제공한다. 특히 이와 함께 이어지는 퍼포먼스는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뿐 아니라 곡의 후렴에서 터져 나오는 팝의 향기를 더욱 강하게 부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후의 벌스에서는 역시 또 한 번 알앤비의 향이 더욱 묻어 나오는 파트가 이어지지만, 두 번째 후렴에 들어서는 다시금 팝의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버린 채 알앤비와 팝이 적절히 혼합된 형태의 보컬이 등장한다. 특히 이러한 혼합의 부분에서는 백현의 보컬이 강력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데, 기존의 멜로디를 기저에 둔 채 화려한 애드리브를 이어가는 그의 보컬에서는 우리가 기대한 백현의 다채로운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브릿지는 보다 정통적인 알앤비 보컬이 이어지는 동시에 막바지에 이르러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보컬이 등장하는 순간은 그 어떤 아티스트도 보여줄 수 없는 백현만의 특이점으로 존재하게 된다. 또한 이후 후렴까지 이어지는 그의 강렬한 가창은 곡의 전개 내내 이어진 신디사이저의 존재와 맞물리며 「Candy」라는 트랙의 결말을 효과적으로 마무리한다.
요약하자면, 「Candy」라는 곡은 백현의 색이 가장 잘 묻어나는 팝과 알앤비가 효과적으로 교차하는 동시에 어느 지점에서는 혼합하기도 하며 다채로운 형태로서 작용하는, 백현만의 색을 잘 표현해낸 곡이다. 곡의 재생 내내 한 켠에 자리하는 신디사이저는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 특히 발랄하면서도 상쾌한 분위기를 주조해내고, 종종 등장하는 무거운 베이스는 곡의 알앤비적인 느낌을, 후렴의 강렬한 신디사이저는 팝적인 느낌을 조직하며 각 파트의 효과적인 전환을 이루어낸다. 또한 곡과 함께 자리하는 퍼포먼스는 이전 활동의 부재에서 넘어온 아쉬움을 완벽히 메꾸고, 또한 다채로운 백현의 능력을 강조하며 더욱 화려하게 음악을 꾸며낸다. 팝과 알앤비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가창, 이를 뒷받치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통통 튀는 신디사이저, 장르의 전환을 이루어내는 사운드적 요소, 트렌디한 퍼포먼스까지, 「Candy」는 많은 팬과 리스너들이 기대한 백현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확실하게 표현해낸 트랙이다.
케이팝 그룹 내에서 한 멤버가 솔로 아티스트로 활동한다는 것은, 그 멤버가 스스로의 힘으로 음악, 퍼포먼스 등 모든 부분을 도맡아야 할 뿐 아니라, 그러한 모든 요소에서 수준급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한 부분이다. 그리고 백현은 분명 그러한 요소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아티스트이다. 뛰어난 가창과 퍼포먼스 능력은 그가 솔로 아티스트로서 무대를 채워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되고, 그에 더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보컬은 백현의 음악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솔로 아티스트로 백현에 대한 기대치는 「Candy」를 통해 충분히 채워졌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때론 섬세하기도, 때론 강력하기도 한 보컬이 이어지며, 세련된 퍼포먼스, 독특한 주제를 중심으로 한 작법, 백현에게 잘 어우러지는 사운드는 우리가 그에게 기대했던 모습으로 구현되었다. 만약 케이팝 아티스트를 진단함에 있어 많은 요소가 존재한다면, 백현은 분명 그 모든 요소를 완벽히 구현하는 완성형 아티스트일 것이다. 그리고 백현의 솔로 커리어에서 『Delight』와 「Candy」는 다채로운 백현의 능력을 증명한 지점이 되었으며, 앞으로의 그의 커리어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백현의 이후 커리어에서 다양한 그룹과 솔로 활동으로 더욱 많은 경험이 쌓인다면, 이보다도 더욱 완벽한 아티스트가 될 것임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