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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Jan 07. 2024

덤탱이

덤터기의 지방 방언



"제가 수리하면 경력이 좀 돼서 총비용이 150 정도 나옵니다."

헉~~~  한 달도 안돼 곧 이사 가는데 갑자기 큰 비용이 발생하게 생겼다.

분양받아 아무 문제 없이 9년 동안 살아온 터전인데 이사 가려고 하니 문제가 생겼다.

방문 전 통화 시 최소 35만 원 나올 거라 말하셨는데,,,,,이건 뭔가~~~


냉장고, 정수기, 보일러, 김치냉장고등 주방 쪽 전기가 모두 나갔다.

밤 10시, 두꺼비 집을 열어 주방에 있는 모든 가전을 하나씩 테스트해 봤으나 가전의 문제는 아니었다.

누전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24시간 한다는 업체를 소개받아 기사님을 불렀다.

앳된 청년이 이마에 렌턴을 달고 허리춤에 훌라춤을 춰도 될 정도로 도구들이 현란하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열심히 왔다 갔다 하더니 웃옷을 벗는다. 그리고서 또 열심히 누전체크를 해본다. 그러고 나서 말한다.


"누전이 시작된 곳을 찾으려면 2~3시간은 예상해야 할 듯싶습니다."

밤 11시다. 혹시 3시간을 해도 못 찾는 경우가 있나요? 여쭤봤더니

그런 일은 없다며 못 찾아도 기술자 더 불러서 반드시 찾겠다고 하신다.

한참을 하더니 혼자 힘으로 부족했는지 다시 말한다.


"저희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저와 함께 하는데 더 전문가이십니다."

그리하여 아버지까지 오밤중 합류하셨다. 아빠와 아들의 대화가 흐르며 누전을 찾는다.

아버지의 조수가 되어 재빠르게 움직인다. 부자지간의 대화가 듣기 좋았지만 아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나름 기술자라고 해서 혼자 왔었는데 너무 애송이 취급을 하니 자존심이 상할 듯싶기도 했다.

숙달된 전문가의 지시에 따르니 근원지를 좀 더 빨리 찾은 느낌이었다.

아침부터 큰 공사를 해야 하는 스케줄이 있다며 임시방편으로 전기가 들어올 수 있게 조치를 해드릴 테니 대공사 끝나고 오후에 와서 천천히 누전된 선을 교체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다만 큰 문제는 밥솥 쪽 코드는 매립된 느낌이라 저 코드는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겁을 주셨다. 그리고 비용을 얘기하셨다.


"총비용은 150 나올 거고 오늘 작업한 거 까지는 먼저 40만 원을 결제해 주셔야 합니다."

......


부가세는 별도란다.

오후에 다시 와서 작업 마무리시 110만 원에 부가세 별도를 내야 한다. 이사 가기 전 집이 심술부린다.

신랑 지인이 기업전기공사만 하시는 전문가가 계시다. 개인 가정집 일을 하는 분이 아니다 보니 망설이다가 염치 불고하고 신랑은 그 지인과 통화를 했고 한걸음에 달려와 주셨다.


그리고 웬걸~~~~ 디피컬트할 거라던 공사가 척척 빠르게 속도를 내며 누전된 전기선을 뚝딱 교체해 주셨다. 그분들이 사용하지 못할 거라 겁을 준 코드도 별문제 없이 말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


그리고 비용은 150의 10분의 2도 안 받으셨다.

부가세까지 120 더 내야 하는 상황을 피했다.


전날 냈던 비용은 그분들이 누전 원인을 찾기 위해 땀 흘린 시간도 있지만 거기에 상응하는 돈을 냈다기보다

나는 그 경험을 돈을 주고 산 것이라 생각했다.

뭐든지 경험을 해 봐야 내 진짜 경험이고 라이브 한 이야기를 필요한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으니 말이다.






전문가라는 말은 어느 시점에 자기에게 부여해 주는가?

전문가도 더 큰 전문가를 만나보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거 아닐까?

아마도 그 아들만큼은 아버지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전문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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