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훔치기
- 톨스토이-
- 알랭 드 보통 -
스쳤던 문장이 다시 머무르게 되는 것은 재독의 힘이며, 나의 상황은 언제든 흐르고 변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 눈에서 멈추고 머리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끼게 되는 순간 진짜 느끼게 되는 이 순간은 곧 행동으로도 이어진다.
항상 신랑과 비교를 하며 너도 나도 일을 하는데 집안일은 거의 내 차지고, 귀찮고, 억울하고, 아내가, 엄마가 하겠거니 대충 놔두는 물건들, 때 되면 찬거리 걱정하는 건 자연스레 나이고, 하루 세탁기 안 돌아가 밀려 있는 빨래 걱정을 하는 것도 나이며, 외출하다 밥때 신경 쓰는 것도 나이다. 그리고 십수 년 반복됐으며 앞으로도 반복될 일이다.
십수 년간 난 불평만 하며 살아왔던 건가? 갑자기 못난 인간이 되는 듯하다. 분명히 톨스토이와 알랭 드 보통이 하는 말은 여자에게 하는 말이 아닌 모든 사람들일 것이다. 순간 신랑도 느껴야 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디 인간이 쉽게 바뀌나? 그 경이로운 일 내가 하지 뭐~!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지금 내가 기특해졌다.
불평을 하면 같은 시점에 불평이 반복된다. 아는 언니는 집안일을 하면서 한 번도 불평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시간이 뿌듯하고 즐겁다고 한다. 처음엔 어떻게 그런 일을 즐겁게 불만 없이 할까? 성향 차이겠거니 지나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느낀다. 아이들 침대를 매일 정리하고 쓸고 닦으며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와 편한 이부자리와 산뜻한 분위기에 몸과 마음이 평안할 수 있게 그 중요한 일을 해내고 있었을 그 언니를 생각하니 갑자기 존경스러워졌다.
마음에 다시 후비고 든 이 글귀가 참 감사하다. 이 문장으로 나의 불만을 덜어주는 신비한 묘약이 되었다. 책 속 지혜를 가지고 내가 지혜롭게 바뀌게 되는 선순환의 순간이다. 나의 불만과 스트레스를 덜어준 글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하하 우리 집 둘째 냥 보리입니다.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집안 일 하는 냥이를 그려봤는데 글쎄 우리 보리와 똑 닮은 거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