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말 잘 듣는 딸, 공부 잘하는 딸, 책을 잘 읽는 딸, 외모보다 마음에 집중하는 딸, 정확한 목표가 있는 딸들이 있지만 그중 내 자식으로 태어나준 우리 딸이 최고지요. 지금까지 엄마에게 맞춰서 잘 살아온 내 자식이 최고지요. 세상의 잘난 딸들 부럽지 않은 오늘입니다.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집의 아빠는 엄마보다 한 발치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입니다. 양육 최전선에서 지휘하고 챙겨주는 건 엄마입니다. 가끔 이 집의 가장은 '아침부터 애한테 그런 소리 하냐', '자기 전에 그런 소리 하냐', 거수를 들 때마다 얄밉지만 틀린 말도 아닙니다.
하지만 아침과 저녁 빼고 낮엔 볼 수 없는데 말입니다.
사춘기 아이, 잔소리하지 마라 라는 말을 진짜 많이 듣습니다. 전문가들의 책에서도 방송에서도 자주 듣지만 똑같은 아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듣기 싫어도 올바른 얘기는 듣고 자라야 합니다. 선을 넘으면 선 넘었다고 알려줘야 합니다. 그 모든 게 잔소리겠지요. 그동안 치열하게 딸과 그런 관계에 있었지요. 지금도 여전하고요. 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알아서 할 게" 듣기 싫기에 영혼 없는 "네네네, 어어어"였습니다. 그러한 대답도 말습관이라 또 잔소리를 합니다. 하지만 듣기 싫은 엄마의 잔소리도 밖으로는 튕겨내지만 속으로 체화되는 게 시간이 지나서 보기도 합니다.
오늘 오랜만에 딸과 성수동 데이트를 했습니다.
딸과 데이트를 가끔 하면 좋은 점 : 평상시 마음에 있던 말을 꺼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저에게
"엄마는 늙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니, 시간이 지나면 늙지만 지금처럼 발레로 자기 관리하면서 할머니 돼서도 지금처럼 책을 읽으면 좋겠어."라고 하더군요.
"엄마는 자기 관리 할머니 될 때까지 하면 그럼 딸은? 엄마만 자기 관리하면서 늙어?"
"아이, 나도 당연히 하지, 해야지"
자식은 부모를 끊임없이 바라보고 있는 존재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거울처럼 보고 노력하려고 하는 존재입니다.
그동안의 잔소리에 돌아온 처절한 따발총에 마음이 헛헛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 모든 게 헛되지 않았나 봅니다.
며칠 전 학교 학부모 총회를 다녀왔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아이들이 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쓴 일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부모로서 더 모범을 보이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중2 딸
여러분의 자녀와는 어떤가요?
매일을 함께 비비며 지내는 공간에서 인격체가 서로 부딪히는 건 당연지사이고 여전히 일상에서 부딪힙니다. 이 지긋지긋한 일상은 언제 끝날까?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게 저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모가 편하고자 잔소리를 놓아버리는 게 아니라 올바른 잔소리라고 생각하면 에너지가 들어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의 역할은 자식을 잘 키워내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 역할을 더 충실히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