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한 지 13일 차,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와중에 오늘은 웬일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슬며시 들어 얼른 브런치를 열었다.
얼마 만에 써보는 글인지...
눈물겹도록 반갑다.
혼돈 속에서도 서서히 질서를 찾아가려나보다.
평일 점심, 이 시간쯤엔 들이닥치는 손님을 맞이하느라 혼이 쏙 빠지곤 했는데 일요일인 오늘은 조금 느지막이 들어오시려나 덕분에 이렇게 뭐라도 끄적일 시간이 주어진다는 게 감사하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다고 온몸으로 거부해 보았다.
그러나 나는 서투르고 어설펐다.
내 뜻대로 살기엔 두둑한 배짱도, 오기도 뻔뻔함도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또 이렇게 남편을 따라 수산시장에 이어 중식당을 오픈하게 되었고
이로써 나의 달콤했던 전업주부 생활은 18개월 만에 요란하게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벌써부터 읽고 쓰고 했던 지난 시간들이 그립고 도서관 가는 그 길목이 아련하다.
언제 다시 나에게 그런 꿈같은 시간들이 올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다시 숨 가쁜 생활이 시작되었지만 너무 삭막하지 않게 틈틈이 글을 쓰며 나를 돌보는 그런 삶이면 그래도 견딜만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나는 또 주어진 일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며 울고 웃으며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내가 꿈꾸어오던 그런 삶이 또 언젠가는 찾아오겠지...
그러니 너무 억울해하지 말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냈으면 좋겠다.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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