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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임이 Nov 18. 2023

짜장과 짬뽕사이



"야, 여기 우삼겹 짬뽕이 진짜 맛있어!"


지난주에 다녀갔던 중학생 손님 두 명이 오늘은 친구 세명을 더 데리고 나타났다.

지난우삼겹짬뽕을 주문했던 키 작고 앳된 얼굴의 남학생이 말하자 자장면을 먹었던 덩치 큰 남학생도 이에 질세라 목소리를 높인다.


"자장도 완전 맛있거든."


자장면과 짬뽕사이에서 아이들은 왁자지껄 정신이 없다. 잠시 메뉴선택이 끝났는지 두 테이블로 나뉘어 앉은 아이들은 재미난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듯 테이블오더를 통해 주문 하기 시작했다.


"야 이거 완전 신기해. 더치페이도 돼!"


장바구니에 메뉴를 담고 결제창이 뜨자 또 한 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은 각자 카드를 꺼내 들고 야무지게 본인 밥값을 계산했다.


"띵동! 띵동!"


결제가 끝나자 알림판이 경쾌하게 알람을 울려댄다.

우삼겹짬뽕 셋, 자장면 둘.





잠시 후 음식이 나오아이들의 조용한 먹방 시작되었다. 남의 집 자식이지만 내 새끼 먹는 것처럼 흐뭇해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자장면을 주문한 아이 둘은 면발을 흡입하다시피 먹더니 공깃밥 하나를 주문했다. 둘이 사이좋게 반씩 나누더니 남은 자장소스에 비벼서 어찌나 맛나 먹는지 그걸 보던 우삼겹 먹던 아이의 숟가락참지 못쓱 들어온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친구의 짬뽕그릇으로 하는 녀석의 숟가락... 아이들은 그렇게 서로의 음식을 맛보며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주방에서 아이들 먹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은 슬그머니 군만두접시를 내주고

기다렸다는 듯 나는 그걸 들고 아이들 앞에 펼쳐놓았다.

녀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와! 감사합니다. 만두 먹고 싶었는데... 잘 먹겠습니다!"


접시는 금세 깨끗이 비워지고 음료수 한잔씩 개운하게 마무리하고 난 아이들은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식사하는 동안 벗어놨던 겉옷을 입고 소지품을 챙기던 한 아이가 옆에 친구 얼굴에 묻은 자장소스를 발견하고는 친절하게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범위가 생각보다 꽤 넓은가 보다. 닦아도 닦아도 끝이 없다. 얼른 물티슈를 건넸다. 턱밑까지 말라붙었던 자장소스가 쓱 닦인다.  

"아.. 드러" 하며 손에 들었던 물티슈를 그제야 아이는 홱 집어던지고 가만히 얼굴을 들이대고 있던 아이는 낄낄대며 웃는다. 그걸 구경하고 서있던 아이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한다.


"너가 애냐?"


"아 드런 자식!"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아이들은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자리를 뜨고 나는 그들이 비운 접시를 치우며 혼자 흐뭇하게 웃었다.


이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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