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면 천만원이 된다
지난해 남편 명의로 된 사업장을 정리하면서 생긴 빚이 고스란히 내게로 넘어왔다. 자그마치 1억, 1년 동안 원금은 손도 대지 못하고 열심히 이자만 냈다. 얼마 전 대출연장을 하라는 안내문을 받고 서류를 챙겨서 신용보증재단에 들렀는데, 올해는 그냥 연장을 해주지만 내년엔 원금의 10%를 상환해야만 대출연장이 가능할 거라고 했다.
1억의 10%면 천만 원이다.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현재 내 상황으로서는 절대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빚이 그것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집 대출금을 포함하여 온갖 다양한 채무들을 갚아나가느라 매달 허덕이는 상황이라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
계산기를 두들겨봤다.
10,000,000÷365=27,397,2602739
음.. 일 년 365일 동안 매일 27400원 정도를 모으면 천만 원이 된다는 거네. 그 돈이 그 돈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게 쪼개니 도전할 마음이 생긴다.
자영업자에게는 매일 어느 정도의 수입이 생기니 빚도 매일 갚아나가는 게 어쩌면 가장 좋은 방법인 듯싶다. 실제로 몇 년 전 이런 방법으로 거액의 빚을 갚아나간 경험도 있다.
그래. 그렇다면 또다시 시도해 보는 거지.
내친김에 카카오뱅크에 접속해 자유적금을 하나 만들기로 했다. 기간은 12개월, 적금주기는 매일로 설정하고 불입할 금액 28000원을 입력하니 만기예상액이 나온다.
이자를 제외하고도 원금만 천만 원이 넘는다.
이것저것 입력하고 클릭한 끝에 매일적금통장이 뚝딱 만들어졌다. 됐다. 이제 성실하게 매일 28000원씩 카카오뱅크에 이체하기만 하면 된다. 영업마감하고 정산을 하듯 이 행위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면 되는 거다. 그마저도 번거롭다면 사업자통장에 자동이체를 걸어두면 그만이다.
숨 쉬듯 빚 갚는 날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희망은 보인다.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자.
매일 28000원씩, 일 년이면 천만 원!
물론 그 천만 원이 지금은 몽땅 다 빚 갚는데 쓰이지만 언젠가는 행복한 곳에 쓰일 날도 분명 올 거라 믿는다. 그날을 위해 지치지 말고 또박또박 앞만 보고 걸어가 보자. 힘차게.
#자영업자 #빚갚기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