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세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여수는 찬 바람 쌩쌩 부는 한겨울 날씨였다.
체크인을 20분 남겨놓고 호텔에 도착하니 번호표를 뽑으라고 했다.
대기번호 37번... 예상 대기 시간은 48분으로 떴다.
리뷰를 통해서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주말도 아닌 평일에 체크인 시간이 이리 오래 걸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멀미하고 온 애들 속 좀 달래주려고 호텔 내 커피숍에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게 해 주고 잠시 쉬는 동안 차례가 되어 체크인을 하고 숙소로 올라갔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공간에 남편은 실망하는 눈치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각자 침대 하나씩 차지할 수 있어서 신났다. 침대 없이 자란 티를 낸다 아주.
이른 저녁으로 여수에서 유명한 돌문어해물삼합을 먹기로 했다. 음주를 해야 하는 이유로 남편은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한다. 그래... 술이 빠지면 큰 일나지!
여수의 핫 플 낭만포차 거리의 수많은 포차 중 '낭만포차24'에 들어갔다.
아이들 입맛을 고려해서 돌문어차돌삼합과 남편의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메뉴가 맘에 들지 않아 시큰둥하던 아이들은 생각 외로 잘 먹어주었고 나와 남편은 해물의 신선도에 실망을 했다. 먹는 둥 마는 둥 했던 남편은 결국 숙소로 돌아와 배가 출출하다며 룸서비스로 피자를 주문했지만 그것 또한 썩 맛있어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아이들만 잔뜩 신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