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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복 Feb 24. 2023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향일암 가는길

여행 마지막 날이다.

벼르고 벼르던 조식을 먹으려고 아침 댓바람부터 서둘렀다. 15분 정도 기다려서 영접한 조식은 생각 외로 소박했다. 어른들이야 그렇다 쳐도 아이들 눈높이에서 봐도 와~할만한 건 없었다. 아이들이 접시에 들고 오는 건 빵 한두 개에 소시지 한 개, 요플레 정도였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우리 식구들 입이 짧은 건가 잠깐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니면 까탈스러운가? 한 번도 그렇다는 생각을 안 해봤는데 이번 여수 여행에서 처음으로 그걸 느꼈다. )


나와 남편은 샐러드를 조금 먹고 미역국에 잡곡밥, 계란 프라이와 갓김치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다행히 갓김치가 참 맛있었다.

아이들은 여러 번 오락가락하며 음식을 탐색해 보지만 넓은 접시에 담아서 가져오는 건 정말 단순했다. 뭐 어쨌든 아침잠을 포기하고 조식을 먹었다는 것에 아이들은 꽤 만족스러워했다.


그거면 됐다^^



식사 후 아이들에게 멀미약을 챙겨 먹이고 체크아웃을 했다..


2박 3일 동안 잘 쉬다 갑니당^^



집으로 가고 싶어 하는 둘째의 투덜거림에도 남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향일암에 한번 들렀다 가자고 한다. 여행 첫날 택시 기사님이 향일암을 적극 추천했던게 생각났다.

멀미약 약발이 떨어지기 전에 얼른 집에 가자고 하고 싶지만 남편이 운전하는대로 잠자코 있었다. 이대로 집에 가기엔 조금 아쉬웠던것 같다.


잠시 후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향일암으로 향했다.




날씨가 기가 막히다!

여행 내내 추워서 제대로 놀지도 못했는데...

이제라도 풀려서 다행이다.



뒤늦게 여행 온 기분이 든다.

한가로운 바다풍경에 한없이 걷고 싶은 날이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한후 본격적인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파른 길 양쪽으로 막걸리와 갓김치 판매하는 매장들이 즐비하다. 시식하고 가라는 친근한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가 낯설지 않다.

수산물 시장에서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한 번도 저렇게 언니! 오빠! 하며 사람에게 착착 감겨보질 못했다. 아마 장사를 평생 한 대도 별로 달라질 건 없지 싶다.​




거리의 풍경과 그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보는 이가 즐겁다.

그들이 어떤 기분으로 오늘의 장사에 임하든... 어떤 힘든 상황에 있던 우리에 보이는건 그저 즐겁게 장사하는 모습! 그것이 전부다. 이 거리의 풍경과 이 거리를 지나가는 행인들과 완벽히 조화를 이룬다.


수산시장에서의 나는 어떤 풍경이었을까...


이런 조화로운 모습이었던가 생각해 본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아이스크림을 사달라는 작은 애의 성화에 지갑을 열었다. 초코맛 아이스크림에 기분이 한결 좋아진 둘째와 나란히 계단을 랐다.



계단은 오르고 올라도 끝이 없는듯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헉헉 대면서도 눈은 즐겁다.



그러나 고지?를 눈앞에 두고...

힘들다고 심통 부리는 둘째와 저질체력의 나는 결국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덕분에 두 남자만 홀가분히 다녀왔다는ㅠ​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는 않았다.

그러나 볼거리가 쏠쏠하니 즐겁다.



가마솥의 정겨움에 지나치질 못하고 우두커니 넋 놓고 바라보았다. 시골에서 자란 티를 이렇게 내고 싶을까ㅎㅎ



모락모락 하얀 김을 올리며 쌍화차가 끓고 있다. 나는 왜 런 풍경에 맘을 홀딱 뺏기는지 모르겠다. 들어가서 차 한잔할 걸 그랬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들르고 싶다.



아무 기대 없이 다녀온 향일암!


향일암 가는 길의 그 정겨운 풍경은 꽤 오랫동안 못 잊을 것 같다.




이로써 2박 3일간의 여수 여행은 모두 끝났다.


날씨도 춥고 아이들의 멀미로 다소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마저도 하나의 추억이 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여수 #여행 #향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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