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무렵이었다.
어느 날, 엄마는 나에게 아 해보라고 했다. 알사탕이라도 넣어주려나 싶어 입을 크게 벌렸다. 엄마의 손가락이 내 입안에 잠시 머물다 갔고 입을 다물어 보라고 해서 다물었지만 입안엔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그러나 잠시뒤 혀끝으로 찝찔한 맛이 느껴지는 듯해 얼른 그것을 손에 뱉었다. 뭔가 작고 동글동글한 게 느낌이 이상해서 엄마에게 뭐냐고 물었더니 배를 잡고 깔깔거리며 숨 넘어가듯 웃던 엄마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코딱지였다. 동생의 코딱지라고 했다.
시원하게 코청소를 한 두 살 난 남동생은 옆에서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었다.
울상이 된 내 얼굴을 보고도 엄마는 한참을 자지러지게 웃었다. 딸의 입에 코딱지를 넣어주고 저렇게 재밌을 수 있을까... 그날 일은 나에게 오래도록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제야 알았다.
그날 내가 느꼈던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것은 수치심이었다.
엄마를 따라 적당히 웃어넘길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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